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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어공 Mar 22. 2023

행정영역의 보완재로 나타난 새로운 공공

공공서비스와 협치

새로운 공공의 역할은 크게 2가지이다. 아래 그림을 살펴보면 새로운 공공의 역할을 4가지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행정기능의 대체와 공공영역의 보완 부분에서 새로운 공공의 역할을 엿볼 수 있다. 새로운 공공은 더불어 막대한 예산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드웨어적 개선보다는 소프트웨어 관점의 활동이나 운영 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사례를 한 번 살펴보자. 일본의 사례를 가지고 왔다. 일본 사례는 시간이 꽤 흐르긴 했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측면에서는 우리보다 20년 이상 앞서 길을 걷고 있기에 의미가 있다.  

    

일본에 다마뉴타운이라는 신도시가 있다. 도쿄에서 약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신도시이다. 아마 귀에 익숙한 지명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1기 신도시 관련하여 문제나 대안을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고 있다. 이곳은 다마뉴타운 내 나가야마단지라는 곳이고, 노인 비율이 33.5%이다. 나가야마단지는 다마뉴타운에서도 1971년에 입주를 시작한 대표적인 올드타운이다.     


이곳도 문제는 비슷하다. 청년층은 떠나고, 인구가 고령화되어 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청년층이 떠난다는 것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세수가 줄어든다. 인구가 줄어들면 민간 자본(시설)들도 하나둘씩 떠난다. 나가야마단지도 상가의 30%가 셔터를 내린 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행정조직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도 여전히 공공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령층이다. 고령층은 이곳에서 계속 살고 있고, 그에 따른 이런저런 공공서비스가 필요하다. 바로 나가야마단지가 그런 곳이었다. 누군가 필요했다.

이때 새로운 공공이 등장했다. ‘후쿠시테이’라는 커뮤니티 카페를 운영하는 비영리조직이다. 고령층은 대부분 1인 가구이고, 대화할 상대도, 건강을 체크해 줄 사람도 없다. 각종 지병도 있겠지만 특히, 정서적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우울감을 무시하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정기적으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자칫하면 고독사로 이어지는 슬픔이 따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계기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계기와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행정영역에서 제공하지만 상황이 어려운 경우 후쿠시테이와 같은 비영리조직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후쿠시테이는 커뮤니티 카페의 형태를 띠고 있고, 그곳을 운영하는 사람은 모두 자원봉사자이다. 인근 대학의 학생, 활동가 더불어 나가야마단지의 고령층 당사자도 후쿠시테이를 통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공공은 늙어가는 신도시에서 행정의 역할을 보완하며 나타나고 있다. 한국도 서울과 수도권은 아니겠지만 인구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지역 소도시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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