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협치특강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어공 Mar 23. 2023

재량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공공서비스와 협치

민관협치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재량을 공유하는 것이다. 때론 권한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행정조직이 가지고 있는 재량을 민간에게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민관협치를 한다는 것은 어떤 문제해결을 하는 데에 있어 민간파트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제이다. 그렇다면 행정영역의 재량을 확실하게 민간파트너와 공유해야 한다. 겉으로는 협력한다고 하지만 실제 재량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협력체계는 작동하지 않고 당연히 목표를 달성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무턱대고 모든 정책사업에 대해 재량을 공유해야 할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민관협치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 장단점을 비교하여 장점이 크다고 판단했을 때 재량을 공유하는 것이고, 민관협치로 접근하는 것이다.      


민관협치는 단점이 분명하다. 의사결정권에 대한 권위가 모호하고, 수행과정이 복잡해지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성이 모호해진다. 이런 단점 때문에 행정조직에서는 선뜻 민관협치에 나서기가 어렵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나 자신의 상황으로 닥치면 그렇게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행정조직에서는 민관협치로 접근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생각해야 한다. 과연 이것이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클 것인가에 대해. 만약 장점이 크다면 확실히 재량을 공유하고, 단점이 크다면 재량을 잡고 있어야 한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민관협치로 접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떤 정책을,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이다. 혹은 좋은 결과를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더 나은 결과,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민관협치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행정영역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존 도나휴(John D. Donahue) 교수는 민간파트너가 공공서비스에 관점에서 협력하기 위해 다음 3가지 중 하나는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정보이다. 민간파트너가 어떤 문제나 사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전문영역의 경우 민간파트너가 오랜 시간 축적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것에는 다양한 관점의 케이스스터디나 분석자료도 포함된다. 이런 경우 정보의 보유 측면에서 행정조직이 민간파트너를 따라가기 어렵다.      


두 번째는 생산성이다. 같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을 때 더 좋은 공공서비스 생산능력을 보여주는 경우이다. 이것은 숙련도와 관련이 있다. 어떤 사안이 오랜 숙련도가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조직이 좋은 수행능력을 보여주기 어렵다. 행정조직은 대부분 순환보직 시스템으로 담당자가 한 업무에서 2년을 넘기 어려운 구조이다. 숙련도와는 거리가 멀다. 숙련도에서 상대적 우의를 갖고 있거나 꼭 숙련도가 필요한 정책사업의 경우 민간파트너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정당성이다. 이 부분은 다소 실용적 측면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인식, 공감대와 관련이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행정조직보다 민간파트너가 당연히 더 잘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 또한 민간파트너의 숙련도와 전문성이 관련 있겠지만 한 가지를 더 포함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바로 공감 능력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공감대를 얼마나 세심하게 형성할 수 있는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때 얼마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진행하는가에 대해 민간파트너는 상대적 우의를 보여 줄 수 있다. 현대사회에 우리가 겪고있는 사회문제들은 정서적 부분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공감대라는 요소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민관협치로 접근함에 있어 민간파트너가 3가지 요소 중 한 가지 이상 보유하고 있을 때 비로소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행정영역은 이와 같은 사항을 사전에 세밀하게 검토하여 민관협치 접근 여부를 결정하고, 결정을 한 후에는 확실하게 재량을 공유해야 원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행정영역의 보완재로 나타난 새로운 공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