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만나러 가자, 더 늦기 전에
3부: 내 마음을 아는 삶은 깊이가 있다
by 글 쓰는 아나운서 현디 Oct 19. 2020
마음은 정신과 완전히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어요.
욕심이라곤 없고, 아주 사소한 일에 만족하거든요.
단순한 데다 조금만 신경 써줘도 기뻐하니 철없는 어린아이 같다고 보면 돼요.
맛있는 것, 재미있는 것 등 즉흥적인 즐거움이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 때
만족하는 걸 봐도 그렇고요.
마음이 원하는 건 대개의 경우 정신이 추구하는 성공 성취,
바람직하고 모범적인 일 등과는 거리가 멀어요.
쉽게 만족하는 대신 상처도 잘 받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는 게 중요해요.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손미나, 위즈덤하우스, 35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지금은 의미 없는 구분이 되어버렸지만,
고등학교 때 치른 문, 이과 적성 테스트에서 수포자인 내가 이과로 나왔다.
의아해하면서 문과 반에 들어갔다.
대학교 때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MBTI 검사 결과를 따라
강당에서 같은 유형별로 소그룹을 지었는데,
똑똑한 법대생, 의대생이 잔뜩 한 그곳에서 ‘여기가 아닌데...’ 싶었다.
최근에는 신부님과 함께 체크해 본 애니어그램 성격 테스트에서
음미체도 못하는 내가 예술가 타입으로 나왔다.
논리 정연 부엉이도, 목표 직진 독수리도, 뾰로통한 고양이도 아니면,
‘현경아 넌 대체 누구니? 현경아 진짜 네 모습은 뭐니?’
내가 보는 나, 남이 아는 나.
내가 보이고 싶은 나, 내가 감추고 싶은 나.
내가 오해했던 나, 나도 몰랐던 내가 나를
너무 오래 억눌러서, 너무 많이 구겨 넣어서,
정말 내가 누군지, 진짜 내 모습은 어떤지도 모르고,
어디가 아픈지도, 왜 울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바보같이.
이제 나를 그렇게 눈 가리고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으려 한다.
이제 나를 그렇게 귀 막은 채 내버려 두지 않으려 한다.
어쩐지 움츠러들었던 나,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던 나,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를 헤매고 있던 내가 저 멀리 반짝이는 등대 빛을 따라가고 싶다.
안개 걷힌 맑은 하늘 아래서 해맑게 웃고 있는 어린 날의 나와 만나고 싶다.
그래, 더 이상 모른척하지 말아야겠다.
정말,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야겠다.
진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