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과 바람

헷갈리는 사이시옷 쓱

이솝 우화 '해님과 바람'이야기 다들 아시죠?

누가누가 더 세나 지나가는 나그네를 두고 내기를 했잖아요.


쌩쌩 불어오는 바람에 나그네는 옷깃을 단단히 여몄고,

방글방글 내리쬐는 햇빛에는 그만 외투를 벗어 해님의 승리로 이야기는 끝을 맺었고요.


저는 그런데 왜 해님이 아니라 햇님 같죠?

아마 햇빛, 햇볕 때문에 해님도 햇님이라고 생각했나 봐요.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귓밥, 나룻배, 나뭇가지, 냇가 등은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게 맞는데,

그래서 해의 볕인 햇볕, 해의 빛인 햇빛도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게 맞는데,

해를 의인화해서 부르는 해님은 '님'이 된소리가 아니라서 햇님이 아닌 해님인가 봐요.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귓병, 머릿방, 샛강, 아랫방, 자릿세, 전셋집, 찻잔, 콧병, 탯줄, 텃세, 햇수도 사이시옷이 들어가네요.


두 음절로 된 다음 한자어 6개는

아예 사이시옷이 들어간다고

한국어 어문 규범에 정해놓았어요.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그래서 아나운서 입사 시험에 자주 출제하기도 했죠.


어느덧 유치원 졸업을 앞둔 우리 아이는

햇님반이 아닌 해님반이랍니다.


© ugmonk,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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