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에게서 온 편지
91년도 겨울쯤에 야외 훈련지에서 받았던, 당시 의정부여고를 다니던 학생의 편지였습니다.
받는 대상이 무작위였지만 난생 처음 받아본 위문편지라서 훈련기간 내내 상의 주머니에 넣고 애지중지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더욱이 훈련기간이 끝나갈 즈음 보급품들이 떨어져서 휴지없이 풀숲에 앉아있을 때... 같이 받았던 누나의 편지와 이 편지 중에서 하나를 희생해야만 했을 때! 주저없이 누나가 보낸 기름종이 편지지를 사용했습니다.
그만큼 애정을 갖고 보관했던 추억입니다. 덕분에 한겨울 노천에서 기름종이 테러를 당한 제 엉덩이는 한 동안 고생을 해야했죠.
'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군인 아저씨께...'로 시작하는 뻔 한 편지가 아닌 '어느 한 사람을 위한 편지...'로 시작하는 정성 가득한 편지입니다.
지금쯤 아이의 엄마, 아내로 살고 있을 소녀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ps. 군 생활 중 받았던 유일한 위문편지. 치약도 썬데이서울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