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생활은 아직 진행형
작년 가을, 주말엔 빵집에서 일을 하고 평일 중 2~3일은 야간 매장에서 서빙을 했다. 평일엔 아침부터 점심 무렵까지는 배움터에서 어르신들 수업을 하고 오후엔 컴퓨터와 전화통을 붙들고 아이들 수업을 하는 생활의 반복.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잠잘 시간, 집안일 할 시간을 쪼개 벌이를 늘려야 했다. 피곤했지. 지금도 피곤하고. 쳇바퀴 굴러가듯 하루를 보내다 보면 '좀 전에 출근했는데 벌써 퇴근 시간이네?' 하는 기적을 바랄 때도 있다.
"왜 그렇게까지 해?"
반갑지 않은 질문이다. 그럴만하니 그러지 않겠나. 비뚤어질 테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늘 긴장되고 떨리지만 곧 적응되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다. 한데 요즘은 새로운 일이 닥치면 예전과 불안이 조금 더 큰 긴장을 느낀다. 일복을 타고났다랄까. 어릴 때부터 욕먹어가며 집안일, 가게일 하며 자라 강제로 길러진 일머리가 있다. 덕분에 일 잘한다 소리를 곧잘 듣곤 했는데 이젠 잘 적응할지 걱정이 앞선다.
시간대와 요일을 나눠 전혀 상관없는 일들을 죽죽 하다 보니 몸도 머리도 예전만치 따라주질 않는 느낌이다. 상황 인식도 느려지고 손도 빨리 안 움직이는 듯해 답답하다. 나이 탓을 하고 싶진 않은데 영향이 없진 않을 거다.
잘한다 잘한다 소리를 들으면 더 신나서 하는데, 그 잘한다 소리 듣는 거보다 일을 왜 그렇게 하느냐 소리를 들을까 봐 저어하는 마음이 자꾸 고개를 쳐든다.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나를 돌볼 시간이 없으니 자꾸만 뾰족해지는 걸 느꼈다.
멍 때리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데. 머리가 쉴 시간이 없어서 그래라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뭔가 하나 어긋하면 연타로 온다. 웃음이 전염되는 것보다 우울이 번지는 속도가 빠른 듯 느껴졌다. 주변의 걱정 어린 시선과 질문을 피하려고 억지로 웃고 활기찬 듯 보내던 시기였다.
지금은 야간 일 한 가지는 줄어서 아이들과 뭉개고 비빌 시간이 늘어서 마음의 온도가 조금은 올라갔다.
늘 항상 그렇듯이
오늘보단 조금 더 따뜻한 내일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