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결혼 반댈세~
초등 학습 관리 교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고 즐거운 일도 많은데 아이들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감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초등 2학년에 만난 친구들이 지금은 4학년이 되었는데 가끔 아이들에게 지금은 꿈, 희망이 무엇인지 물어보곤 한다. 지난번엔 법학자가 되고 싶다던 친구가 이번엔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도 하고 아직 세상이 크게 보이는 아이들이다 보니 매번 대답이 다르다.
지난주 전화 수업 시간에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요즘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근데 바로 그 법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다가 올 초 축구 선수로 꿈이 바뀌었다던 친구가 하는 말이 "이ㅈㅇ 아들과 결혼하는 거요!"라고 대답을 했다. 귀를 의심하며 "응? 재dragon?" 했더니 그렇다 한다.
난 이 결혼 반댈세!
자동 반사로 튀어나간 나의 대답이다. ㅇㅇ아~ 그건 꿈이 될 수 없어요~ 그리고 그 집 아들은 나이가 많아요~
아, 그럼 안 되겠네요~라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열심히 설득을 했다. 곧 바뀔 꿈이라는 건 생각도 나지 않고 진지하게 친구의 마음을 돌리려고 참 애를 썼다.
아이들의 세상은 참 넓고 다채롭다. 때로 상상도 못 했던 색깔에 오늘처럼 놀라 딸꾹질이 나올 때도 있지만 다음엔 또 어떤 친구가 놀라운 세상을 보여줄지 사뭇 기대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