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 일상 기록
TV 아침마당이 끝나면 지팡이 짚고 집을 나서 배움터로 오시는 디딤돌반 어머님. 몇 해만 지나면 90세가 되시는 우리 배움터 최고령 학생이시다.
작년에 배움터 아래 계단 난간 보수 전에는 기어오르다시피 하며 올라오셔서 공부하고 가셨더랬다.
젊어서 돌짐을 지어 나르느라 허리가 다 내려앉아
오래 앉았기도 힘드시지만
허리복대까지 차고 와서 꾹 참고 앉아 공부하고 가신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울엄니 오시는 길 미끄러울까
행여 미끄러질까 걱정되어서
강샘이랑 번갈아 쓸고 밀고 뿌리고
계단 아래부터 배움터 앞마당까지 미리 손보고 기다렸다.
공부하러 오시면 손을 꼭 잡고서
선생님, 내가 미안해~ 맨날 고맙고 너무 미안해~
하셨었는데
이젠 얼굴 마주치면 환히 웃으며 손 흔드시고
미안타 미안타 안 하신다.
한 자 한 자 읽고 쓰는 게 재밌으시다고
나 받아쓰기할 때 좀 보고하게
저기 교실 앞에다 가나다 좀 붙여줘~ 하시는데
안 돼요! 했다.
이렇게 마주하고 농을 주고받으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간밤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계속 내리면 안 되는데...
다음 주 월요일 울엄니 글공부하러 오시는 길엔
비가 그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