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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 1 왕버들 춤출 때

(1)위험한 모험


'우지직'
밟고 있던 기왓장 한 개가 깨졌다. 나도모르게 몸을 옹송그리며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본능적으로 숨을 곳을 찾느라 눈동자가 바쁘게 돌아갔지만 담장 위에서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만약 누군가 날 본다면 아마도 겁에 질린 도둑 고양이 한 마리로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담장 위를 걷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폭이 좁아서 걷기에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고, 시냇가의 왕버들 나무를 오를 때만큼 흥미로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목표물까지 포기하지 않고 걷는다면 확실한 댓가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일이었다. 이 일을 위해 나는 지금 모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담장 위에 서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내딛을때마다 몸은 술취한 사람처럼 좌우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양팔을 벌려서 무게중심을 잡는 일에 성공했지만 갑자기 기왓장 깨지는 소리에 그만 납작 엎드린 고양이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내 키보다 조금 높은 담장을 어렵지 않게 오르기는 했으나 목표물에 도착할 때까지는 안전함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홉 살 소녀인 나는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평온하던 심장이 갑자기 사납게 뛰기시작했다. 저항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심장을 관통해버린것 같았다. 미친듯이 날뛰기시작하는 심장박동에 나는 더욱 불안해졌다. 남의 집 담장위를 오른것도 모자라서 기왓장까지 깨트렸으니 누가봐도 나는 나쁜짓을 하고 있음이 확실해졌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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