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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 여자 女子

by b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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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그런 여자와 남자는 13년을 같이 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비슷하게, 닮아가기도 하지만

다른 것은 확실하고 선명해진다.


관점의 차이. 성격의 차이.

안다. 말하지 않아도

우선순위에 밀려 차이를 그대로 두고 만다.


때로는 우선순위를 밀어내고 차이를 끄집어낸다.

사단이 나는 경우다.


어제였다.

남자는 프레임을 이야기했고

여자는 파트에 집중했다.

이야기를 하지만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들어줄 여유도 없었다.

내 말을 들어주기를 바랬을 뿐.

둘은 똑같았다.

남자는 여자는 달라진게 없다며 서로 탓을 했다.


그리고 아침.

달라진 것은 없었다.

우선순위에 밀려 차이는 뒷전에 두었다.

하지만 상한 감정은 차이를 다시 수면 위로 올렸다.

때린 데 또 때리기.


그리고 출근.

또 다른 여성은 또 다른 어프로치로 짜증을 건넨다.

받아주려했으나 여유가 없다.

그러려니 하고 무시해버렸다.

터져버릴 것 같은 열받음을 애써 담배로 날려버렸다.


그저 하루가 지나간다.


여전한 차이.


돌아온 집에서는 남자와 남자가 차이에 고개를 돌렸다.

아들은 자기 말을 했고 아빠는 그런 아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답답하다.

갈 곳도 없다.

그저 그렇다.


여자로 시작해 차이로 끝난 하루.

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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