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한국에 갔다.
장인어른의 칠순을 기념하기 위해 처가집 4가정이 모인다.
아이들의 짧은 봄방학과 시간이 잘 겹쳐서 그렇게 됐다.
올해 초부터, 아니 지난해 처남 결혼식에 다녀온 뒤부터 고민했는데
잘 결정했다.
우리 식구들만 빼고 다 모이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떠났다.
아내는 간만에 자유를 느끼리라.
아내 없는 10여일이다.
자유다.
아이들도 나도.
엄마 없이 아내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이 낯설 틈이 없다.
아이들은 평소 하고 싶었던 그러나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들을 실컷 하고 싶을테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내의 잔소리, 내부검열에 막혔던 것들을 맘껏 표현할테다.
결행에는 큰 힘이 들지 않았다.
아이들은 침대에서 맘껏 뛰논다.
레슬링에 심취한 아이들.
온갖 화려한 테크닉을 펼쳐 보인다.
금새 땀범벅이 된 녀석들. 그리 좋아 보인다.
나는 두꺼비를 딴다.
촉촉한 페이퍼 타월 위에 올려진 냉동만두는
전자레인지에서 따뜻하게 익어간다.
양념이 필요한가? 고추참치 1캔이면 충분하다.
늘 그랬듯이 시작은 빨간 뚜껑으로
사알짝 취기가 올라온다.
동영상도 맘껏 보면서 즐기고 있다.
두번째 두꺼비는 그린.
그린 라이트가 켜졌다.
아이들에게 약간의 협박을 했더니 금새 잠이 든다.
알딸딸한 기분에 세상도 적당히 도는 것 같다.
템포를 천천히 줄였더니 취기가 화악 올라온다.
만두를 한판 더 렌지에 돌렸는데 배부르다.
그린 병에 담긴 두꺼비를 채 다 비우지 못했는데
속이 더부룩하다. 취기가 몸을 감싸기 전에 배가 부르다.
이제 잘 시간.
이렇게 자유의 첫 날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