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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일; 회의

by b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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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에 걷는다.

욕심도 나고 조금만 속도 내면 30분 빨리 기차를 탈수도 있으니까.


월요일이라 그렇다. 출근하는 마음이 급하다.

조금 늦게 도착한 기차 덕에 지각이다. 급하게 자리에 앉아 컴터를 켜고


이메일도 체크하고 할 일도 돌아보고

점심 때 만날 로이 지사장과 할 이야기도 정리하고.


패기 넘치는 지사장과 수퍼바이저는 겸손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열정 가득히 동시에 여러 일들을 치러내는 그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테크원 데모데이 행사도 소개하며 넌지시 후원도 물어보고

코워크 스페이스 컨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해 한국에서 스타트업카페를 했으니 이해는 빠를 듯.


와이프의 부탁으로 한인타운을 서클로 걸어 은행을 찍고

회사로 돌아오니 2시가 조금 넘고. 다시 책상에 앉으니 졸린다.


머리 속에 있던 지원센터 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 워드로 마무리하고 나니

티타임. 회의다. 특별한 주제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


하지만 회의가 어찌 그리 쉬울 리가.

방향 없이 진행돼 일에 대해 난상토론을 이어가다 줄기를 잡아야 된다는 말에 모두 끄덕.


그리고 계속 말들이 이어지고 하나 둘 방향이 잡혀 나간다.

기차 시간이 늦어 눈치를 보며 일어설려는 찰나 희한한 말들이 나온다.


숟가락 얹듯이 일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는 것.

위기이고 어려운 상황인데 열심히 일하지 않는 모습들이 안타깝다는 것.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음,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 난 반댈세라고 외쳤다.

조직은 이제껏 채찍질만 가했고 당근은 거의 주지 않았으니까 어폐가 있다고.


하지만 생각들은 조금씩 달랐다.

더이상 말이 길어지면 기차를 놓칠 것 같아 양해를 구하고 나왔다.


회의, 누구를 위한 미팅일까.

낮에는 지사장과 오후에는 팀에서.


모두가 잘 되자는 것인가? 아니면 일부가, 그것도 아니면 개인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가. 방향이 난처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요즈음 생긴 믿음이다.

하지만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것은 예전부터 가진 희망이다.


역시 밀기, 밀린 일기는 감정을 충분히 쏟아내기 어렵다,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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