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평범하다.
106일, 4월 15일 일기는 밀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밖에서 술을 한잔했기 때문이다.
삼가하고 조심하고 스스로에게 프레임을 가둬놓았더니
조금씩 쌓여온 갈증은 사람을 점점 더 절벽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그래서 조여오는 프레임을 깨뜨려보고자 일탈을 감행했다.
그런데 다음날 눈떠보니 가득한 후회, 밀려오는 아찔함이 몸을 조여왔다.
왜 항상 끝이 아름답지 않을까.
술자리의 정다웠던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것보다 아쉬운 마무리가 온몸을 휘감아야 되나.
왜 항상 문제는 똑같이 반복될까.
왜 항상 다음날엔 쓰린 속을 부여잡고 기억의 퍼즐을 붙잡고 있을까.
왜 항상 대범하지 못하게 떨쳐내지 못하고 어제를 곱씹어보고 있을까.
왜 항상 술자리 후에는 이렇게 씁쓸할까.
항상, 항상, 항상, 항상, 항상........
왜, 왜, 왜, 왜, 왜.........
술자리 다음날에도 바닥에 떨어진 체력과
놓아진 정신줄을 수습하느라 온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하루가 훌쩍 지나쳐 버렸다.
버려진 흩어진 시간을 되찾기 위해 집에 오는 길을 한없이 걸으며 생각했지만
그 역시 항상 있어왔던 되풀이에 불과했다.
왜 항상 이러고 있을까?
변하지 않고 발전하지 않는 모습에 싫증나고 짜증나고, 된장.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까?
항상 이런 일은 반복되는 걸까?
왜......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