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설득하려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
몸은 가볍지만 머리는 무거워진 곳으로 자리를 옮긴지 한달여.
매일 매일 마감에 쫓기듯 살다 스스로 하루를 control 하는 곳이다보니 여러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3명. 함께 머리를 맞댄 이들은 원래 본업을 하면서도 새로 주어진 일들을 하고 있다.
늦게 합류한데다 잠깐의 휴가도 있어 뒤쫓아가기 바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왜? 그닥 이뤄진 것들이 없었으니까.
왜? 방향을 못 잡고 있었다.
팀을 만든 사람들의 의도와 팀원들이 생각하는 방향부터 맞지 않았다.
겉돌 수밖에 없었던 상황.
음, 그런데 신입도 아니고 조직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이 헤드에 있는데
어떻게 한달여간 이렇게 질질질 끌려오게 됐지.
성질 급한 사람은 무슨 뜻이 있는가 알려하기 전에 우선 지르고 본다.
많이 참기는 했다. 잘 몰랐으니까 어케 돌아가는지 볼라고 이것저것 살펴도 보고 했다.
나름 결론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더욱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간의 의견이 모아지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질렀다. 1차로. 지난 주에. 그런데 심했던 것 같아 문자로 사과의 표현도 날렸다.
월요일,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나조차도 매너리즘에 빠졌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무취무색으로 가는가.
회사에서 인정하건 아니건 누가 뭐라 하건 아니건 이건 아니다 싶었다.
어쨋든 공식적으로 발령났고 좁은 바닥에서 사람들이 알게될 터인데 그저 그렇게 있다가
뻔한 결론을 내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마이너스라고 판단했다. 회사도 개인도 낭비다.
이야기는 중구난방. 방향도 없고 과정도 결론도 없이 그냥 흐지부지 이렇게 저렇게.
스스로의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논리를 넘어 감정으로 치닫기까지.
문득, 그런데 나만 이렇게 느낀걸까? 다른 사람들은 아닌가?
앞으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대충 감이 잡히지 않았던 건가? 괜히 오버했나?
의도가 궁금했다. 산전수전 겪은 사람들인데 모르지 않을텐데 왜 그러지.
음...... 아무래도 불안하다. 또 나댄 것은 아닌지. 잘난척만 번지르르한 것은 아닌지.
그래도 일은 해야 되지 않을까. 회사도 좋고 나도 좋은 일.
결론은 그렇게 돼야 한다. 일을 하자. 일. 다른 것 집어치우고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