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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일; 동행

'견지망월(見指忘月)'

by b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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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생중계, 조원희, 트레일, 쉘, 카풀, 윈첼, 401K, 장형준, 루머, 양로보건센터, 회의, 창업지원센터, 킥스타터, 회식, 승의


오랜만에, 10여일 만에 회의 자리에 앉았다.

한편으론 불안했던 그 동안의 보고자리.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다.


왜? 많은 일을 한 것 같지만 결국 이제껏 했던 일, 왔던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태여서.

명분과 이유를 찾아야 했기에. 조직이므로 타당하고 설득력 있는 말들과 논리를 이어야 한다.


그보다 더 문제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듯 하지만 다르게 쳐다보는 아니 한 쪽 눈을 감는 사람이 있기에.

심지어는 두 눈을 감은 것 같은 말을 툭 던지는 사람에게 다시 지난 회의를 들추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도 그동안 내공이 쌓였나보다. 웃으면서 때로는 무슨 뜻일까? 아니라면 정말 귀를 닫은 것일까.

한편으로는 생각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스토리를 풀어가고 있었다.


이런 의미없는 에너지 낭비가 싫다. 힘들다. 체력이 너무나 소진된다.

조직이기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기에 견뎌야 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싫기도 하다.


몇날 며칠 이야기하며 그러자고 했고 동의하고 화이팅도 외쳤는데 딴소리다.

힘이 빠진다. 스스로에게도 의문을 던진다. 맞는 길인가, 가본길인가.


좋은 과정과 멋진 결말을 최선이다. 나쁜과정과 나쁜 결말이 최악일 것이다.

좋은 과정과 아쉬운 결말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에 김을 빼는 회의도 노력도 감수할 수 있다.


회의에 다른 분이 참가하고 또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뜻하지 않게 정리됐다.

그동안 나눠왔던 이야기대로 잠깐 회의에서 헤매던 분위기를 벗어나서 깔끔하게 치워졌다. 불안이.


명확해진건가? 모르겠다. 아니 그렇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다시한번 고민을 더한다.


페이스북에 오른 법정 스님의 말.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 진 빼지 말라는 가르침.

좋은 인연을 위해 쉬라는 그말. 동감한다. 역시 이론보다는 체득이 훨씬 강렬하다.


무슨 암호, 부호같냐고? 조직이라면 흔하게 겪을 수 있는 그런 일들이 매일 벌어진다.

그러면서 한 걸음, 한 발짝을 내딛는 상태다. 결말을 위해 무겁게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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