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더 브러시는 한때 화장의 필수품으로 군림하던 도구다. 고전적인 메이크업 루틴에서 파우더, 특히 가루 타입의 파우더는 필수 아이템이었고, 이를 적용하기 위한 브러시는 메이크업 가방에서 빠질 수 없었다. 그러나 화장품 기술의 고도화와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로 인해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현대 소비자들은 효율성을 추구한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메이크업 과정보다는 콤팩트형 제품이나 올인원 솔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니까 밀도 높은 압축 파우더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가루 파우더의 입지는 점차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파우더와 파우더 브러시는 현대 메이크업 산업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도구로 남아있다. 파우더 브러시는 여전히 일상적인 메이크업 루틴보다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그 가치를 발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화장품 산업의 순환적 특성을 고려할 때 언젠가 브랜드들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파우더의 부활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메이크업 트렌드는 항상 회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파우더 사용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구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면 소재 퍼프에 파우더를 듬뿍 묻혀 얼굴에 두드리는 방식이 성행했었다. 이는 당시 유분이 많았던 파운데이션의 특성을 커버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점차 수분 베이스 파운데이션의 등장으로 파우더 사용법은 변화했다. 피부에 스며들게 하기보다는 표면의 유분만 잡아주는 가벼운 사용이 권장되면서, 벨벳 소재의 퍼프가 인기를 얻었다. 점차 파우더는 얼굴에 오래 남아있지 않아야 하는 '소멸 제품'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정교한 결과물을 위해 파우더 브러시의 섬세한 활용법을 발전시켰다. 여기서 브러시의 컷팅(모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청설모와 같은 최고급 소재로 만든 고가의 브러시가 최상의 선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과 무역의 발달로 인해 합리적인 가격의 브러시도 충분한 퀄리티를 제공한다. 즉,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3천 원대 브러시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다.
실제로 고가의 파우더 브러시는 수집용이나 전문가들의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위한 도구일 뿐, 일반 소비자에게는 과도한 투자일 수 있다. 브러시 선택에 있어 가격이나 브랜드보다 중요한 것은 컷팅, 즉 모양이 관건이다.
일반인이 화장할 때 파우더를 얼굴에 미세하게 펴 바르는 것이 목적이라면, 끝이 둥글고 모질이 최대한 부드러운 브러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브러시의 길이는 가급적 긴 것이 좋은데, 이는 짧은 브러시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면 파우더가 뭉치기 쉽기 때문이다. 타인 위주로 화장하는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긴 브러시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얼굴에 묻은 파우더를 털어내는 용도라면, 부채꼴 형태로 납작하게 펴진 브러시가 효과적이다. 어떤 용도든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자극을 최소화하고 밀착력을 높이기 위해 부드러운 모질은 필수 조건이다.
이처럼 파우더 브러시는 화장품 기술의 발전으로 그 입지가 축소되었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들과 특정 상황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도구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브러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용도에 맞는 컷팅과 부드러운 모질이며, 반드시 고가 제품이 아니어도 충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만족스럽게 말이다. 무엇보다 파우더 브러시의 진정한 가치는 브랜드나 가격이 아닌, 목적에 맞는 적절한 선택과 활용에 있으니 일반인이라면 브러시만큼은 저렴이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