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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체 Apr 23. 2024

자의식 없는 관능미의 정석 클라우디아 쉬퍼



자의식 없는 관능미를 보유한 클라우디아 쉬퍼는 독일 태생의 최고로 성공한 모델 중 한 명이다. 20세기말은 클라우디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인기와 명성은 엄청났었고. 또한, 당시 엄청 유명했던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연애로 더 유명했었고.


클라우디아 쉬퍼는 독일의 한적한 마을에서 지역 유지 소리 듣고 사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명 변호사였다고 하는데 그녀의 인터뷰들을 읽을 때면 참으로 요조숙녀답다. 솔직하게는 내숭녀에 가까워 보인다.


자신이 학창 시절에 지역에서 유명한 스타까지는 아니어도 인기가 있었으며 공부도 잘한 모범생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너무 말랐고 키가 컸고 부자여서 놀림과 시샘을 받았다고 하였다. 엄마 아빠 둘 다 벤츠를 몰았다는 깨알 같은 자랑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세상 반듯하게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친구들과 디스코텍에 가서 신나게 춤을 추다가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아버지를 따라 법대를 희망했었는데 대학은커녕 고등학교도 겨우 졸업했다. 그녀의 부모가 아무리 그래도 고등학교는 졸업을 하고 모델 활동을 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확실히 있는 집 자식은 무슨 일을 해도 행운과 안전이 보장되는 것 같다. 클라우디아 쉬퍼는 주요 부위 노출을 절대 안 하기로 유명했다. 당대 무슨 변태 바람들이 불었는지 패션 모델하면 으레 전라 노출하는 게 트렌드였는데 클라우디아 쉬퍼만큼은 그 유혹에 절대 넘어가지 않았다.


흑수저 출신의 케이트 모스는 수치심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올 누드가 일상 화보였는데 클라우디아 쉬퍼는 가슴을 터지기 직전으로 옥죄는 한이 있어도 절대 유두를 노출하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그녀더러 자의식 없는 관능미를 지닌 미인이라고도 한다. 브리지트 바르도와 가장 상반된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프랑스 태생의 브리지트 바르도와 독일 태생의 클라우디아 쉬퍼는 둘 다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그것 이외는 모든 면에서 달랐다. 그래서 개인의 관념이 외모에 미치는 영향력 같은 것을 연구하고 싶어질 정도이다. 





50년대 고전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와 패션모델 클라우디아 쉬퍼는 깜짝 놀랄 만큼 닮았다. 클라우디아 쉬퍼가 데뷔 초부터 대중의 관심을 끈 이유도 그녀와 꼭 닮은 외모 덕을 톡톡히 본 것도 있다. 포스트 브리지트 바르도란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단박에 스타 모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독 기라성 같은 슈퍼모델이 많았던 시절 중에서도 그녀는 독보적이었다.




1970년 8월 25일생에 키가 180센티가 넘으면서도 몸무게는 57킬로그램을 넘지 않는 마른 체형의 클라우디아 쉬퍼는 내가 가장 사랑한 모델이었다. 1992년 엘른 창간호가 나오면서 문구점 벽에 그녀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는데 그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클라우디아 쉬퍼는 샤넬 디자이너로 있던 칼 라커펠트의 간택을 받아 샤넬의 뮤즈로 활약하였다. 샤넬 이외도 베르사체를 비롯하여 레브론 등 굵직굵직한 커머셜 광고는 그녀가 가장 높은 몸값을 받으며 장악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떠들썩한 연애를 한 것 이외에는 사생활도 매우 깨끗하였다. 


고등학교 졸업 직전에 모델 활동을 시작하며 고속 주행만 하여서 무명의 고충을 절대 알리 없는 클라우디아 쉬퍼는 자신의 행운과 매력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매우 성실하고 건전하였으며 데뷔 후 현재까지, 심지어 만삭이 되었을 때조차 쉰 적이 없다. 그녀 성격상 무엇을 해도 그리 성실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으로 보이긴 하다.


그리고 그녀가 샤넬 뮤즈 자리를 스텔라 테넌트에게 물려준 후 업계에선 클라우디아 쉬퍼의 시대는 끝났다고 하였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성실히 일만 계속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그녀의 소심한 폭로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델 생활 9년 만에 그녀는 생각보다 업계에 마약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자신의 시대는 자기 관리가 잘 된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그런 사람이 적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는 것인지 미처 몰랐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는 그런 삶과 자신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일종의 자기 피알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자신은 시가 피우는 것은 즐긴다고 하였다. 그녀에게서 이것이 나름 그녀의 최대의 일탈이었나 보다.


아이스 퀸이라 불릴 정도로 미소에 인색하고, 언제나 온전한 정신으로 일관했던 클라우디아 쉬퍼는 모델들이 포즈를 취할 때 다소 뽕을 맞은 것처럼 흐느적거리거나 나른한 표정을 취하는 일색을 싫다고 했다. 그녀 성격상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일이다.





그녀는 마술사와 약 5년간의 연애 이후 파혼하였고 1999년에 영화감독 매슈본과 만나 2002년에 결혼하여 세 아이를 키우며 현재까지 잘 살고 있다. 그녀 인생 통틀어 만난 남자는 단 두 명이었다는 것을 믿어도 될까? 그런데 확실히 남자의 외모나 능력보다는 특이점에 더 관심이 기우는 타입인가 보다. 아무리 그녀 키가 크다고는 하나 데이비드도 그렇고 매슈도 그렇고 키가 작고 이마가 휑하다. 


 매슈는 영국인 특유의 미스터 빈스러운 유머를 구사하였다고 했던가? 아무튼, 둘 다 상당히 소극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편인데 그렇기에 둘이서 노는 게 잘 맞았다고 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스펙이 달린 감이 있었지만 아내의 내조 덕분에 매슈본도 킹스맨 영화로 초대박을 터뜨리며 나름 남편 노릇을 제대로 했다는 평이다.





데뷔 이후 줄곧 조신함을 내세우며, 주요 부분은 절대 노출하지 않았던 그녀를 생각하며 조금 의아할 때가 있다.



내 눈에는 알몸 만삭과 다리만 보이는 스타킹 화보가 더 야하고 민망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연예인들이 만삭 화보 찍는 것을 극혐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클라우디아의 보수적인 신념의 기준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거다. 차라리 전라를 노출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저런 스타킹 광고 포즈는 그 어떤 전라 화보보다 야하고 민망해 보이지 않나?





그건 그렇고 클라우디아 쉬퍼가 가장 아름다워 보였을 때는 게스 화보 속 흑백 이미지로 등장할 때였다. 그녀만큼 게스 이미지를 잘 표현한 모델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게스는 섹시함을 추구하지만 실제 옷들은 건전 그 자체이다. 그냥 관능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 세대들의 로망 같은 이미지를 잘 구현한 광고를 잘하는데 클라우디아 쉬퍼가 그런 이미지에 딱 부합된다. 아무리 옷을 야하게 입어도 퇴폐미와는 거리가 있고 그야말로 자의식 없는 관능미의 정석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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