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알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때를 기다리며 이 모든 사실을 수집하고 재구성하며 살아왔기에. 당시에는 그게 어느 정도 내 직업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가 사람들을 멸시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세상에 관심을 끊고 사는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를 거의 온전히 이해한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그는 그저 일종의 관념을, 자신이 생각하는 선악의 관념을 수호할 뿐이었다.
일말의 악의도 없었다.
눈이 빨개지도록 울었고,
새들도 길을 잃은 듯했다.
낡은 주머니 깊숙이 감춰둔, 다시는 꺼내 볼 수 없는 추억.
증오보다 더 강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각자가 속한 세계의 규칙이다.
답변이라는 놈은 항상 조심을 해야 하지요. 답변은 절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삶이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죽음은 더 불공평하다.
전조도 없이 죽었다. 그는 혼자 살아왔듯이 그렇게 혼자 죽었다.
사용되지 못한 물건들, 특유의 슬픔이 배어 있는 방들, 약간 어질러져 있고 여기저기 긁힌 자국도 좀 있어야 하는데
죽음이 찾아오는 방식은 참 희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