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소설 모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체 May 29. 2024

어떤 외식

주말의 패스트푸드점 안은 유난히 애틋하다.  아이들과 함께 외식 나온 가족의 모습이 일종의 장식처럼 보인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들은 부모의 든든한 버팀목에 기세가 등등하여 한껏 언성을 높여서 말한다. 부모는 웃고 있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아이들의 입맛에 맞춰 외식을 즐기고 있는 가족들이 내일이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부부는 오늘을 끝으로 서로 남남이 될 수도 있고  망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혹은 연중행사로 모처럼 나온 외식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처음일 수도 있고 마지막일 수도 있는 가족들의 외식. 아이들이 철이 없어 보일수록 가족에 대한 불안한 그림자는 서늘하게 다가온다. 먼 훗날 아이들은 가장 행복한 한 때를 지금 이 순간으로 꼽으며 살 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