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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 역정-존 번연

by 무체

천로역정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표지 때문이었다. 사자가 보여서 평소 내가 궁금해 했던, 포도밭에서 삼손이 갑자기 나타난 사자를 찢어 죽이고 그 안에 꿀이 나와 먹었다는 내용에 관해 나오나? 싶어서였다. 정말로 그에 대한 해답이 있다고 생각도 안 했지만 그냥 그런 연상 작용으로 책을 읽었고, 결과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추천하고 싶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들 읽은 책이라고 하니 나도 그 책 읽었어, 란 말은 할 수 있겠다.


천로역정은 알레고리 문학의 대표작이자 다양한 상징으로 충만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의 서두에 작가는 엄청 거창하고 과장되게 포장을 하였다. 거품 작가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신실한 신앙심이 충만하지 않고선 한 장도 넘기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책은 너무 재밌어서 순삭이지만 어떤 책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 빨리 넘기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꾸역꾸역 빨리 책장을 넘겼고, 그래도 흥미로운 부분은 캡쳐를 해서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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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담의 수렁에서 나온 흙이 자네한테 묻어 있네. 그 수렁은 그 길로 가는 사람이 만나는 슬픔의 시작일 뿐이야. 난 자네보다 나이가 많으니 내 말을 듣게. 33.


이 응접실은 복음의 감미로운 은총으로 한 번도 정화된 적이 없는 인간의 마음이다. 먼지는 그의 원죄요, 모든 인간을 더럽히고 있는 내적 부패지. 처음 비질을 시작한 이는 율법이야. 그러나 물을 뿌린 여인은 복음이라.. 48.


크리스천: 글쎄요, 아내는 이 세상을 잃는 것이 두려웠고 아이들은 젊음의 어리석은 쾌락에 빠져 있었죠.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그들은 나 혼자 이런 식으로 떠나오게 내버려 두었죠. 74.


...나는 모든 악행의 장소인 멸망의 도시에서 왔고, 시온으로 가고 있소....

죄의 삯은 사망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었을 때 다른 분별 있는 분들이 한것처럼 자신을 개선할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았소. 81.


골짜기 위에는 암담한 혼돈의 구름이 드리워져 있고 죽음이 항상 그 위에 날개를 펴고 있어요...내가 꿈속에서 보니, 이 골짜기 끝까지 오른쪽에 매우 깊은 구덩이가 있었다. 그 구덩이는 시대를 막론하고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여 그 안에서 둘 다 비참하게 멸망한 곳이었다... 88.


믿는 자: 누구네 아들이지? 어디 살고 있나?

크리스천: 그는 달변의 아들이고 재잘재잘로에 살고 있어. 사람들은 그를 재잘재잘로의 떠버리란 이음으로 알고 있지. 말은 잘하지만 안된 친구야... 108.


그리고 내가 꿈속에서 보니, 그들은 광야에서 나오자 허영이란 이름의 도시가 앞에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는 허영의 시장이라 불리는 장이 서 있었다. 122.


이제 천상의 도시로 가는 길이 이 음탕한 장이 서는 도시를 관통했다. 천상의 도시로 가고자 하는 사람이 이 도시를 통과하지 않으려면 그는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판이었다. 124.


거인 절망에겐 아내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자신 없음이었다. 154.


삶에 너무 많은 고통이 따르는 것을 알면서도 너희들은 왜 삶을 선택하는가... 155.


크리스천은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요?"라고 물었다. 목자가 그들에게 말했다. "지옥으로 가는 샛길이에요. 위선자들이 택하는 길이지요..." 164.


크리스천: 그렇다면 당신은 10년 전쯤 그 동네에 살던 일시적이라는 사람을 알지 못했소? 당시에는 종교에 대해 꽤 선봉적이었죠. 204.


신중: 지옥은 무엇이니?

새뮤얼: 가장 슬픈 장소요, 슬픈 상태지요. 그곳은 죄와 악마와 죽음이 사는 곳이니까요. 303.


'마음의 고통은 자기가 알고 마음의 즐거움은 타인이 참여하지 못하느니라. 이곳에 있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326.


담대한 마음: 제임스, 잘 말했다. 정곡을 찔렀구나.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시작이 없는 사람은 중간도 끝도 없다..343.


어려운 글귀는 호두 같지.(그걸 속임수라고 하지 않겠네.)

먹으려는 자로부터 알맹이를 지키려 껍질이 있지.

껍질을 깨라. 그럼 살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당신들이 깨어 먹으라고 호두를 내왔네. 354.


가는 길에 만난 사람들이 모두 다 친구는 아니죠....371.


낙담은 음악에는 별 흥미가 없었다. 거의 굶어 죽을 지경이라 춤보다는 먹는 것이 좋았다. 380.


내가 그녀의 이름을 묻자 거품 부인이라고 말하더군요....

정직한: 거품 부인이라! 키가 크고 잘생긴 부인이 아닌가? 안색은 약간 거무스름하고...405.


낙담의 마지막 말은 "잘 가거라, 밤이여. 어서 오라, 낮이여" 였다.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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