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 들고 봄의 길목에서 만난 한라산 천백고지 '상고대(樹氷)'
어느새 겨울은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오는가 싶더니 제주에도 갑작스러운 꽃샘추위가 찾아왔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3월이 되어 '폰카 들고 떠나는 제주여행'을 주제로 제주의 봄 풍경을 담아올 계획이었는데 꽃샘추위 덕에 3월의 첫 봄 여행은 '상고대'가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폰카 들고 떠난 3월의 첫 여행이자, 마지막 눈꽃을 만나러 다녀온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제목에도 '눈꽃'이라 표현했지만 사실 상고대는 눈꽃이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나무에 눈이 내린 모습과 비슷하지만, 사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수증기(안개)가 얼어 나무에 붙어 마치 눈꽃을 피운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게 바로 '상고대'입니다. 눈꽃은 아니지만 눈꽃만큼 아름다운 상고대, 나무서리를 뜻하는 '상고대'는 순우리말이기도 하답니다.
초겨울이나 꽃샘추위 때문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 3월의 제주에 찾아온 상고대를 만나기 위해서 동이 트기 전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어제(3월 2일)는 꽃샘추위가 있었지만 오늘(3월 3일)부터 다시 풀리기 시작한다는 예보가 서둘러 길을 나선 이유입니다.
한라산 천백고지 휴게소에 도착하니 벌써 하늘은 밝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가 아직 한라산을 넘지 않아 서쪽의 상고대는 녹지 않고 새하얀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루 전 지인이 전해준 사진에는 천백고지 휴게소에 길 양옆으로 상고대가 핀 나무들이 많아 보였는데 직접 찾았을 때는 길가의 나무에는 상고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천백고지 습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직 천백고지 습지는 겨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전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습지와 제주조릿대 위를 덮고 있는 모습입니다. 좀 더 안쪽으로 산책로를 따라 걸어 들어갔습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드디어 상고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밤새 매서운 제주바람이 습지의 나무를 지나쳤는지 바람의 방향을 따라 나무에 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을에 떨어져야 할 낙엽이 나뭇가지에 걸려 말라버린 나뭇잎에도 상고대가 피었습니다.
어느새 해가 한라산의 능선을 넘어 습지를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나무에 핀 상고대가 햇빛 때문에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나무에 매달린 유리 보석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말로 눈이 내린듯한 화려하고 새하얀 상고대는 아니었지만 한라산 천백고지의 상고대는 여느 때보다 색다르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아마도 봄이 시작되는 3월에 만난 상고대라 몇 배는 더 아름답게 보였던 게 아닐까요?
사진을 찍고 다시 습지를 나오는 길, 어느새 습지 전체가 밝아졌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무척 추웠는데 기온도 조금씩 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천백고지 습지 상고대의 모습도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었습니다. '3월의 눈꽃, 상고대를 언제가 또 만날 수 있겠지...'라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자리를 떠났답니다.
마무리는 폰카로 한라산 천백고지의 상고대를 찍고 난 후 드론으로도 촬영해 본 한라산 상고대의 모습을 링크로 남겨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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