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폰토그래퍼 김두혁 Apr 12. 2016

이미 시작된 '제주고사리꺾기대작전' 공략 설명서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제주 풍경

봄이 오면 중산간에~ 고사리 피고!


제주에서는 봄이 되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얀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 노란 물결로 넘실거리는 유채꽃...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사리입니다!

올해 첫 발견한 고사리

요즘 중국산 고사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데 최소한 제주에서만큼은 집에서 중국산 고사리를 먹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4~5월 고사리철에는 많은 제주도민들이 고사리를 채취하러 제주의 중산간을 돌아다닙니다. 오늘은 함께 제주고사리를 채취하러 떠나 보려 합니다.



고사리를 꺾는다!

제주에서는 고사리를 채취할 때 '꺾는다;란 표현을 합니다. 저도 처음엔 "고사리 따러가자!"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매년 봄마다 고사리를 채취하러 가다 보니 왜 '꺾는다'란 표현을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고사리가 보이면 줄기를 딱~ 꺾어서 채취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 그럼 고사리를 꺾는 공략을 살펴볼까요?



공략1. 알고 꺾자 '제주고사리'


‘고사리’는 고사리과의 양치식물로 봄철 잎이 피기 전의 것을 채취 후 삶아서 나물이나 국거리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왜 제주고사리가 유명할까요? 

그것은 바로 해발 200~600m의 습한 곳에서 자란 제주고사리는 다른 지역의 고사리에 비해 크고 굵으면서도 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청정한 자연환경, 그리고 한라산의 정기를 받고 자라난 고사리라서 그렇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제주고사리가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는 것은 굳이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공략2.'겸손한 자'에게만 허락된 고사리


고사리를 꺾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합니다. 허리를 쫙 펴고 멀리 바라보면 절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고사리를 찾기 위해서는 반 정도 허리를 숙이고 땅만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 넓은 곳에서 어찌 고사리를 찾을까?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고사리

땅을 바라보다 고사리를 발견하면 허리를 숙이고 직접 손으로 꺾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고사리를 꺾으려면 '천 번의 절'을 해야 한다는 표현이 이해가 됩니다.



공략3. 보이면 또 보인다!

아무리 둘러봐도 고사리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고사리를 발견하면 꼭 주위에 또 다른 고사리가 숨어 있답니다. 하나만 꺾고 바로 일어나지 말고 주위를 한번 더 살펴보세요~



공략4.가시덤불을 노려라?

크고 굵은 고사리! 고사리를 꺾으면서 누구나 가지고 싶은 아이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튼튼한 고사리는 꼭 가시덤불 사이에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왜 가시덤불 사이에 크고 굵은 고사리가 그렇게 많이 숨어있을까요?

혹시 이렇게 저처럼 가시덤불 속으로 손을 넣었다가 긁히고 가시가 박히는 아픔(?)을 피해서 다른 사람들이 안 꺾어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시덤불이 많으면 발로 주위를 밟아서...

영상처럼 발로 가시덤불을 헤치고 고사리를 꺾는 것도 또 하나의 노하우입니다. ^^



공략5.고사리를 꺾을 때 주의할 점

고사리를 꺾을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응가! 중산간 목장 주변에 고사리가 많다 보니 소와 말의 응가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말라 있는 응가는 괜찮은데 간혹 아직 마르지 않은 응가가 있을 때도 있어요~~ 그리고 징그럽게 생긴 벌레들이 사진처럼 모여 있을 때도 있답니다.


진드기와 뱀도 고사리를 꺾을 때 꼭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너무 숲 깊이 들어가지 마세요!

길 잃음 주의!!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점! 고사리를 꺾다가 길을 잃는 일입니다.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고사리를 찾기 위해서 땅만 바라보며 걸어가고, 계속해서 고사리를 찾아가다 보면 어느새 시작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간혹 '헉~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기도 합니다.


고사리철이 되면 제주도 뉴스에서는 '길 잃음 사고' 뉴스가 심심치 않게 전해지곤 합니다. 그만큼 고사리 꺾기 프로(?)들도 주의해야 할 점이랍니다.

제주MBC 리포트 고사리철 길 잃음 주의 2015.4.1



공략6.가끔은 자연을 만끽하라

평소에는 만날 수 없었던 들꽃

고사리를 꺾기 위해 허리를 숙이고 땅을 바라보면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그마한 들꽃부터 사람 소리에 놀라 후다닥 도망가는 도마뱀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수확!

이번에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사리를 많이 꺾어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촬영을 다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여기저기 고사리가 막 보이기 시작해 이만큼 꺾어 올 수 있었답니다. 집에 도착해서 바로 삶고 지금은 말리고 있는 중이에요!



*모든 사진과 영상은 폰카로 촬영한 폰토그래프입니다.



포토블로그 : 폰토그래프

www.phontograph.kr

스토리블로그 : 제주 그리고 길

JEJU.noriter.net

페이스북 : 제주,어디까지가봤니?

www.facebook.com/jejuradio

유튜브채널 @tuburkis

인스타그램 @tuburkis

매거진의 이전글 카카오톡을 활용한 '제주어 번역' 서비스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