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하는 건 내 계획표일지도 모른다

지난주는 하루도 수영장에 가지 않았다

by 엘리스



월요일에는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했고, 점심시간에는 영양주사를 맞았다. 그렇게 몸을 겨우 세워 사무실로 돌아왔고, 하루 일과를 마쳤다.


숙제처럼 치르던 루틴 중에서 수영과 피아노 연습을 잠시 멈추었다. 계획표에는 여전히 선명하게 적혀 있었지만, 몸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남편은 매일 시계처럼 사는 사람이다.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 여섯 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교사였고, 교장이었고, 지금은 개인택시를 운전한다. 긴 세월을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 곁에서 나는 종종 나의 흔들림을 더 크게 느낀다.


가끔 나는 남편에게 말한다.


“나도 일을 그만두고 싶어.”


일을 못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잘하려고 할수록 그런 마음이 더 자주 올라온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사람을 앞으로 밀어주지만, 때로는 사람을 벼랑 끝까지 데려가기도 한다.


조직 안에서의 하루는 매번 다른 강의실 같다. 민원인을 만나고, 동료의 말을 듣고, 누군가의 표정을 살피며 나는 배운다.


아, 사람은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

나는 또 오늘 하나의 인간을 배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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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람 곁에서 일했습니다.그 시간은 늘 보이는 문제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먼저 생각하게 했습니다. 일과 삶의 틈에서 건져 올린 질문들, 상처와 회복의 시간을 천천히 적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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