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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May 25. 2021

1:1로 청중을 만나는
지금의 음악가들

레슨부터 자작곡, 찾아가는 공연... 코로나 시대 아티스트와 팬의 만남

‘피아노를 중심으로 공존하는 청량함과 따뜻함을 담아내는 뮤지션’ 김마리는 지난 5월 16일 2집 앨범 발매를 위한 텀블벅 펀딩을 성공리에 마감했다. 후원자는 총 166명, 모금액은 약 1천 200만 원의 큰 성공이었다. 후원한 사람들에게 만들어질 앨범을 주는 일반적인 프로젝트처럼 보이지만, 한꺼풀 들춰보니 독특한 리워드 구성이 눈에 띈다. 20만원 이상 기여하는 후원자들에게 싱글 <그리운 날, 그리운 널>을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게 아티스트가 직접 90분 레슨을 해 준다는 제안이었다. 고액에도 불구하고 24명이 이 리워드를 선택했다.


“‘그리운 날, 그리운 널’ 피아노 악보를 찾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 떠올랐고, 악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일회성 레슨까지 한다면 더욱 뜻깊은 선물일 것이라는 생각에 해당 리워드를 추가하게 되었어요. 피아노를 연주해본 적 없는 분들도 많이 신청해주셨는데, 적절한 눈높이로 최대한 쉽게 가르쳐 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에요.”


많은 사람들의 사랑 덕분에 김마리 아티스트는 ‘마음 배부른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음악 프로젝트가 같을 수는 없다. 이전에는 후원자에게 실물 앨범을 보내주는 것 위주로 후원자 리워드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1:1 공연이나 레슨처럼 특색있는 리워드가 하나둘 추가되기 시작했다.


뮤지션이 손수 배송합니다

공연이 아니더라도 실물 앨범을 아티스트가 직접 배달해 주는 리워드도 재미있다. 목관악기를 연주하는 박기훈 아티스트는 첫 정규 앨범 <어설픈 응원가> 프로젝트 후원자들에게 친필 사인 앨범을 직접 만나 전달했다.


당신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드립니다

가수 천용성은 자신의 첫 앨범 제작 프로젝트 <김일성이 죽던 해>에서 ‘언제든 부를 수 있는 공연권’과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음악 제작권’을 리워드로 구성했다. 특히 50만원 이상 후원자 대상이었던 음악 제작권은 총 4명이 참여했고, 전체 후원액 중 25%를 기여했다.


거제도까지 날아가 공연해드립니다

싱어송라이터 김뜻돌도 자신을 믿고 참여해 준 후원자 다섯 명에게 특별한 개별 공연을 선보였다. 주 활동지역인 서울에서 약 300km나 떨어져 있는 거제도까지 날아가 미니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후원자와 친구들은 즉석에서 김뜻돌의 노래에 화음을 넣으며, 코로나 시대에 뮤지션과 가까운 콘서트라는 특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로 공연이 어려워진 요즘, 얼굴을 마주 보며 하는 1:1 공연이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또한 팬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공연을 하다 보면 바로바로 곡에 대한 느낌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저에게도 참 재미있거든요” 후원자를 위해 소규모 콘서트를 개최한 김뜻돌의 말이다.


이처럼 특별한 1:1 리워드는 고액 후원자를 모집해 피지컬 앨범 제작에 필요한 규모 있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주는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의 제약도 극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텀블벅 음악 분야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거제도 공연을 끝내고 “음악 하길 잘했다”고 말한 김뜻돌의 솔직한 후기를 보면, 이런 특별한 경험이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고유한 문화로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만, 후원자와 직접 만나는 리워드를 추가하기 전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아티스트의 깊은 관여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필요한 준비와 비용이 후원 금액과 비교할 때에 현실적으로 적합할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밴드의 경우 세션 악기나 앰프 등 장비가 많아 이동하려면 트럭 한 대 혹은 그 이상 동원되어야 할 지 모르니 미리 어쿠스틱 세션을 준비해야 할 수 있다. 그리고 위치나 시간을 대략 정해둔 뒤 고지하는 것이 좋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와 신청을 받을 수 있는 곡까지 세세하게 체크해 스토리에 기재한다면 아티스트도 부담을 덜 수 있다. 1:1로 후원자를 만나는 것이니 소통이나 개인정보 보호 등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안서영 텀블벅 음악 분야 담당자는 1:1 공연이 하나의 주요 리워드 구성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대해 “정규 앨범 제작 시 기본적으로 규모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즉, 피지컬 앨범 전달만으로는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양한 리워드로 후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첫 번째 장점이 있다”면서 “단순히 피지컬 앨범 제작이라는 1차적인 목표 외에도 후원자와 직접 호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을 금액으로 환산할 때 정확한 수치로 계산되기 어렵다는 불안 요소가 남아있는 만큼 여러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고, 가능하면 성공한 프로젝트도 레퍼런스 삼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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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

이미지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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