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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Sep 03. 2021

시선이 머문 한 줄

텀블벅 책 프로젝트 중 후원자들이 뽑은 한 문장

Choice

텀블벅 커뮤니티와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 <초이스>는 다양한 주제의 설문을 진행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수집하고 나눕니다. 



책을 읽다 보면 유난히 시선을 붙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그런 문장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 남기고, 페이지 한쪽의 귀퉁이를 접어놓기도 하지요. 텀블벅 책 프로젝트 중 후원자가 뽑은 빛나는 문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후원자의 '시선이 머문 한 줄' 을 소개해 드립니다.


(1) 

에세이가 교본집? 〈체르니 30을 넘어 재즈피아노〉
저자 고희안은 재즈 그룹 프렐류드(Prelude)의 창단멤버이자 2005년부터 지금까지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활동 중인 재즈 피아니스트다. 25개의 레슨 챕터로 나뉜 재즈피아노 교본서 형식에 아마추어 연주 지망생이던 시절을 회상하며 쓴 에세이를 결합한 것이 돋보인다. 1998년부터 국내 최초 재즈전문월간지를 공식발행해 온 엠엠재즈가 펴냈다. 


24살 때 대학을 그만두고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많은 이들이 무모하다고 입을 모았죠. (...) 저는 휴학하는 동안 저를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죠. 같은 시간을 음악에 투자했을 때 다른 어느 것보다 훨씬 효과가 높았고 연습하는 시간 그 자체가 너무 즐거웠습니다. 


후원자K: 대학을 그만두고 재즈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자기 분석을 통해 확신을 갖고 시작한 저자의 경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과연 그렇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 보게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2)
유리멘탈 극복 프로젝트, 개복치로 살아남기

저자 공문선은 카톨릭대 의료경영대학원 외래교수를 역임, 마인드 리딩 커뮤니케이션 외 5권의 책을 출간하고, 다양한 방송에 출연한 심리, 대화 전문가이다. 독립출판사 스밈이 펴낸 첫 번째 책.


종려나무는 거센 바람에 부러지는 대신 구부러지며 살아간다. 그래서 비록 가지가 땅에 닿을 정도로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는 않는다.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태풍으로 종려나무가 구부러져 있을 때 그 뿌리가 오히려 강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태풍을 이겨낸 종려나무는 보통 종려나무보다 더 크게 자란다고 한다.

후원자E: [유리멘탈 극복 프로젝트] 개복치로 살아남기에서 발견한 문장입니다. 스트레스로 힘들 때마다 거센 바람에 부러지는 대신, 구부러지며 살아간다는 종려나무가 생각날 것 같아요!



(3) 추적단 불꽃 창작자의 르포 매거진 프로젝트 <우리, 다음>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세상에 최초로 알린 '추적단 불꽃'의 멈추지 않는 발걸음을 기록한 프로젝트. 온라인 디지털 성범죄의 뿌리를 끊어내기 위해 21년 3월부터 5월까지 약 80일간의 디지털 성범죄 심층 취재 과정과 결과를 르포 매거진으로 펴냈다. 르포 외에도 인터뷰, 시, 소설, 연대사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사회적 약자는 돈, 권력, 폭력, 제도 같은 전통적인 자원이 없다. '우리'에게 유일한 자원은 새로운 언어와 윤리뿐이다. 

후원자B: 추적단 불꽃 창작자의 르포 매거진 프로젝트 <우리, 다음> 매거진의 여는 글이 이 책의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더 크게 소리치고 더 자주 행동해야지! 



(4) 프로젝트: 정여름 개인전 〈HAPPY TIME IS GOOD〉 도록

장소의 은폐와 위장, 그리고 그 자리에 깃든 기억을 다루는 정여름 작가의 전시 ⟪HAPPY TIME IS GOOD⟫의 도록. 한국의 분단현실을 깨닫게 하는, 지도상 어디에도 표시되지 않는 한반도의 '미군기지'에 외래인 탐정이 탐험에 나서는 서사를 상상해 가상현실을 구성한 전시다.


고고학자는 단어 없이 말하는 것들, 알려주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고 알려주는 사물을 찾는 이들이다. 

후원자Y: 아카이브를 수색하고 수집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고고학’이라 가리킨 위 문단이 인상 깊었습니다



(5) <나인티스 키드> 90년대 문화 사전

스쿠비드, 펌프, 변신로봇 그리고 리바이스 청바지까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풍경에 담긴 소중한 추억을 일러스트와 이야기로 기록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서버브의 90년대 문화 사전.

새 신발이 밟히는건 기분좋은 일은 아니지만 친구들의 뜨거운 관심에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후원자W: 지난 봄에 받아본 <90's Kid>를 읽으며, 지금의 나를 만든 것들을 떠올립니다. 조금의 어수룩함과 희미한 웃음들. MP3와 CDP, 다마고치, 리바이스 501, 라디오, 요요. 고2 때 동대문 밀리오레를 헤치며 구한 에어맥스95 흰빨검을 참 애지중지하며 잘 신었는데, 15년이 지나고도 그때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새로 복각된 에어맥스95 스모크 그레이를 구매하기 일보 직전입니다. 그렇게 모은 나이키 신발박스가 방구석에 쌓여만 가네요. 상술이면 어떻고 추억팔이면 어떻습니까. 그때의 나와 지금의 우리를 이어줄 수 있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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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홍비

디자인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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