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 공간의 확장성을 꾀하는 문화예술
얼마 전 BTS의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안방 1열에 앉아 TV로 즐기다 보니 문득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 산업의 일변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동시 접속자수는 224만 명에 총 5천 만 명의 아미가 공연을 봤다지요. 공연은 무조건 오프라인에서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틀에 박힌 사고였는지 깨달았던 순간이었어요.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충분히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고, 영상 속 팬들의 함성은 현장감을 극대화해주었습니다.
아이돌 콘서트만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기획한 온라인 콘서트 ‘모멘트 뮤지컬’(Moment Musical)에 참여, 약 40분간 연주를 진행했습니다. 동시 접속자 수 4만 8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조성진의 황홀한 연주를 즐기며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의 공백을 메웠지요.
사실 코로나19로 인해 무대를 잃은 예술가가 상당히 많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도 갈 곳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이지요. 그렇지만,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겨 '오프라인 투 온라인(O2O)'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공간의 확장성을 제공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텀블벅은 코로나19로 무대를 잃은 창작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집에서 즐기는 예술> 기획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창작자들이 텀블벅 100만 명의 후원자를 만나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이어가길 바라면서요. 그렇다면 내부적으로는 이번 기획전에 대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직접 기획하고, 운영 중인 담당자 이라님과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집에서 즐기는 예술>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요? 또 어떻게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공연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는 시기이잖아요. 그래서 유명한 연주가들의 온라인 공연이 진행되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주변에 전시를 준비하던 미술 창작자분들이나 인디 밴드를 하는 분들의 공연이 취소되어 수입에 직격타를 맞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게다가 온라인 스트리밍을 위한 장비가 없는 예술인들의 경우에는 장비 마련부터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유료 공연이 주 수입원인 예술인들이 온라인 공연을 열어서 후원자와 만날 수 있는 펀딩을 진행하실 수 있도록 기획전도 준비하고, 관련한 컨설팅을 도와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빠르게 진행해보았습니다.
창작자와 후원자는 각각 <집에서 즐기는 예술> 기획전에서 무엇을 얻어갔으면 좋겠는지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예술인분들이 후원자와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에 텀블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후원자분들은 내가 응원하는 창작자를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고, 나와 결이 맞는 예술인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준비 기간은 얼마 정도였고,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준비 기간은 약 한 달 정도 되었고, 아무래도 창작자분들이 빠르게 창작 지원금을 받으실 수 있도록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다 보니 섭외에 살짝 어려움을 겪었어요.
혹시 추가적인 기획전 진행 계획이 있는지요.
이후에도 예술인분들이 창작활동을 하는 데에 영감을 얻고 다양한 방식으로 펀딩을 진행하실 수 있는 기획전을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거리는 멀어져도 창작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집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 작품 소개, 후원자와의 만남을 만듭니다.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듣는 음악 공연, 작가가 직접 공개하는 작업 과정 등. 집에서 만나는 예술을 통해, 거리는 멀지만 마음은 더 가까워지면 어떨까요. 텀블벅이 소중히 준비한 <집에서 만나는 예술> 기획전 속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이 지쳐 있는 공연 팬들을 위해, 그리고 공연이 연기되고 취소된 많은 국내 재즈 뮤지션들을 응원하기 위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사무국이 힘을 보았습니다. 조금 이르게, 온라인에서 <자라섬 ‘온라인 올라잇’ 재즈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요. 버려진 섬에서 가을마다 열리는 음악 피크닉을, 5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안방 1열에서 편하게 앉아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 줄 재즈 음악을 즐겨보세요.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과의 접촉이 두려워지면서 문화 예술도 거리 두며 즐기려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어요. 야외활동이 제한되고 사람들과 만남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우울과 무기력함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사비나미술관은 대면 접촉을 꺼리는 관람객들을 위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VR 전시 서비스를 제안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 전을 준비 중인데, 큐레이터의 음성해설과 함께 실제 현장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된 가상현실 전시로 만들고자 제작비를 모금합니다.
사실 우리 음악은 가(노래), 무(춤), 악(음악)이 두루 갖춰진 복합 예술입니다. 다르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뜯어보면 거미줄 이어지듯 촘촘히 이어져 있지요. 그래서 옛 선조들은 풍류방(風流房)이라는 곳에서 가단(歌壇)과 함께 음악을 즐겼습니다.
서의철은 여기서 영감을 받아 서구식으로 바뀐 무대를 전통 풍류방으로, 밴드라고 불리던 단체를 가단으로 바꿔 선보이며 풍류방 공연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대표 서의철의 소리 길 20주년을 기념해 개최하려던 전국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지만 우리 음악을 한옥에서 연주하며 중계하는 랜선 풍류방을 개최하려고 합니다. 담백한 한옥에서 자연 음향으로 우리 음악을 랜선으로 만날 수 있도록요.
다양한 시각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사유의 시선을 나누는 공간 ‘리:플랫’이 최지수 작가의 작은 전시를 준비합니다. 사라진 풍경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완성한 그림과 이야기를 리플릿, 플립북, 키링에도 담을 거예요. 또한, 목표금액 200%를 달성하면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작가와의 대화’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에디터_ 권수현 | 이미지 제공_ 텀블벅,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사무국, 사비나 미술관, 서의철 가단, 리플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