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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Aug 07. 2020

식지 않은 창작 열기, 뜨거워진 후원 행렬

데이터로 살펴본 코로나19 이후의 텀블벅

먼 훗날 2020년이 어떻게 기억되고 기록될지를 상상해 볼 때가 있습니다. 굳게 닫힌 국경을 마주하고, 처음으로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고, 매일 한 통 이상 받아보는 재난 문자가 익숙해진 삶을 6개월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지속한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불안이 만들어낸 경제 불황은 물론이고요. 이렇게만 본다면 2020년은 위기와 절망의 시대로 기억될 수 있겠죠.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2020년을 겪음으로써, 우리는 이제 브랜드나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온라인 서비스로의 전환이나 운영 방식을 당연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2020년은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낸 첫걸음을 내디딘 연도로 기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창작자님을 만나다 보면 "코로나19 때문에 텀블벅은 요즘 어때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된 불확실성 속에서 프로젝트 후원이 잘 이루어지진 않을지가 불안해서, 혹은 다른 창작자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여쭤보시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코로나19 이후의 텀블벅 상황을 데이터로 분석해보았습니다. 


1. 창작자의 창작욕은 여전히 불타고 있다


2020년 텀블벅의 프로젝트 수는 2019년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우선 2019년 상반기와 2020년 상반기를 비교했을 때 론치 프로젝트 수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코로나 19 첫 대규모 감염이 이루어졌던 2월 19일 이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론치 한 프로젝트는 작년 동 기간과 비교했을 때 5% 가까이 '더' 론치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3월부터 7월까지의 수를 살펴보았을 때, 작년에 비해 론치 수가 크게 상승한 분야도 있습니다. 출판, 음악, 공예, 만화 분야는 모두 작년 대비 프로젝트 수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 정도가 상승했는데요. 늘 연말에 진행되었던 언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큰 행사가 8월로 앞당겨진 원인도 있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취소된 상반기의 계획을 모두 펀딩에 맞춰 재바꿈하여 진행한 창작자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취소된 국내외 공연 기간 동안 신곡 녹음이나 하자고 모여 정규 2집을 준비하는 펀딩을 열었던 악단광칠 프로젝트,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취소로 인해 선보이지 못한 신제품을 펀딩으로 선보인 모아 창작자의 프로젝트, 마찬가지로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의 취소로 펀딩을 진행한 더 플라스틱 다이노소어 창작자, 등의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네요. 오히려 집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집을 꾸밀 수 있는 창작물을 선보인 세간살이 창작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안전한 공간을 위한 아르케 퍼니처와 최소한의 허영의 가림막 프로젝트 등 현재의 상황에서 착안한 창작물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요. 


추가로 '영화', '공연', '전시' 분야와 같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타를 맞았던 분야의 프로젝트 론치 수는 하락하지 않고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극장 상영을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영화 시장과 달리, 영화 펀딩을 준비 및 진행하는 창작자들의 대다수는 펀딩으로 완성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링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리워드를 구성하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현장성이 중요한 공연 분야 창작자들 역시 온라인 관람을 고민하기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2004년부터 진행한 자라섬 페스티벌을 최초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자 펀딩을 진행한 온라인 자라섬 페스티벌 프로젝트서의철 가단 온라인 풍류방 공연 프로젝트는 물론, 펀딩 스트레치 골이나 리워드의 일부로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이나 작가와의 만남 등을 넣었던 야광토끼 3집 앨범 프로젝트, 리플랫 최지수 작가 전시 프로젝트, 이상 트리오 공연 프로젝트 등이 있었죠.


결론을 살펴보자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창작자의 창작 욕구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만들고자 하는 기획을 프로젝트로 선보인 후, 후원을 받아서 제작하는 텀블벅 펀딩 시스템을 이용하여, 상황을 직시하고 이에 맞는 방식으로 창작을 지속한 멋진 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2. 후원자의 후원욕은 오히려 더욱더 불타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각 프로젝트의 후원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코로나로 인해 초래된 경제 불황의 영향이 있진 않을까요? 아니에요! 텀블벅의 데이터에 따르면 후원자의 후원욕은 오히려 더욱더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2019년 1월부터 7월까지의 총 후원 수에 비해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의 총 후원 수는 약 50만여 건으로 20%가량이 상승했는데요. 특히 국내 첫 대규모 감염이 이루어졌던 2월 19일 이후를 살펴보았을 때, 3월부터 7월까지의 후원율은 전년 대비 약 10%가 상승했습니다. 


금액에서도 큰 차이가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의 총후원액은 작년 동기 대비 약 25%가 상승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3월 이후의 총후원액이 작년 동기 대비 약 30%가량이 상승했습니다. 



카테고리별로 살펴보자면, 만화와 음악 분야의 후원 수는 각자 작년 동기 대비 40%, 80%가 상승했습니다. 디자인, 공예, 출판, 게임 분야 모두 3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이하게도 공연 분야의 후원 수 역시 35%가량이 늘었습니다. 


물론 음악 프로젝트의 경우 총 2만 7천여 명의 후원자를 모은 전영호 창작자의 디지몬 OST 버터플라이 프로젝트 영향이 크겠지만, 이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제외하더라도 텀블벅 후원자들은 모든 분야에 걸쳐 더 열렬히 다양한 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총 9천5백여만 원을 모은 겜브릿지 <웬즈데이>는 물론, 아카 스튜디오의 <나이트런 : 레콘키스타>, 프로젝트 문의 <라이브러리 오브 루니아>, 팀 밋앤그릿의 <신도 야근을 하나요?>와 같은 게임 프로젝트가 1억 이상의 성과를 모았는데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3. 우리는 여전히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19의 지금 현재를 사유하는 시사IN의 출판 프로젝트 <가늘게 길게 애틋하게>를 소개하는 스토리텔링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때론 만날 수 없고, 만나더라도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손을 붙잡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현재 상황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창작자가 여전히 영감을 놓지 않는 것처럼, 후원자는 창작을 응원하는 마음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지요. 현재 상황에 위축되지 않고 그 연결을 믿어 보세요. 


그렇다고 무리하게 준비되지 않은 채 뛰어들 필요는 없습니다. '가늘게 길게' 가야 한다는 시사IN의 책 제목처럼 우리는 가늘게 길게 가기 위해 현재의 상황을 즉시 하여,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해야만 하는 일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창작의 시작은 급작스럽고 즉흥적 일진 몰라도, 지속을 위해선 우리는 결국 어떻게 해야 '가늘게 길게 애틋하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창작 활동이 중단되어 조급해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가늘게 길게 창작할 수 있을지를 차분하게 한 번 고민해볼 수 있는, 쉼표의 시간을 가져보아도 좋습니다. 




에디터_ 김민규 | 이미지_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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