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으로 알아보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제품을 창작할 때 수많은 선택의 과정들이 있습니다. 제품의 생애주기는 어느 정도로 할지, 원재료를 무엇으로 할지, 미적인 요소는 어떻게 구현할지, 포장재는 무엇으로 할지 등 어느 것 하나 쉬이 고르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창작자들은 각자가 목표하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갈림길 앞에서 선택을 하고, 그 끝에 최종 완제품이 나옵니다.
이러한 선택 과정은 보통 제작하는 창작자의 이익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 이제는 영 찜찜하게 되었어요.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문제, 이상 기후, 미세 플라스틱 등의 문제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텀블벅에도 지구를 걱정하는 창작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버려진 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 프로젝트를 비롯해 생분해되는 소재로 포장지를 제작한 프로젝트, 비거니즘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개설되고, 또 후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고민의 보폭을 한 발짝 더 나아가 진행한 프로젝트 속에서 지구를 위해 창작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천연 유래 성분을 활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방법입니다. 천연 유래 성분을 통해 제작하면 최종 완제품을 사용하거나 폐기될 때 사람과 자연에 해롭지 않습니다. 천연 유래 성분이란 인공적인 화학 구조로 구성된 재료가 아닌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정말로 자연적으로 분해가 되는지, 인체에 해롭지 않은지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 가능한 재료들이 한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낫아워스는 텀블벅의 대표적인 비건 의류 브랜드입니다. 비건 가죽 카드 홀더를 디자인할 때, 단순히 동물 가죽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식물성 천연 소재인 선인장 가죽을 활용했습니다. 멕시코 섬유 기업인 데세르토사의 선인장 가죽은 유기농 목장 환경에서 재배되며, 최대 50% 생분해가 된다고 합니다. 동물을 착취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던 낫아워스는 어느새 지구를 위해 더 무해한 디자인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천연 재료를 활용한 텀블벅 프로젝트들
제품의 원료 자체를 쓸모가 없어진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흔히 ‘업사이클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업사이클링을 이해하기 위해서 리사이클링의 개념과 비교하면 좋습니다. 리사이클링은 단순히 재료를 그대로 가공해 재활용하는 것인데, 업사이클링은 새로운 가치를 더해 새로운 활용과 쓸모를 더하는 것입니다.
상큼한 색감이 눈에 띄는 스크런치는 한 봉제공장에서 코로나 여파로 수영복 제작이 취소되면서, 버려진 섬유를 발견하여 업사이클링한 프로젝트입니다. 최근 스포츠 의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더욱 버려진 합성섬유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스포츠 의류에 주로 쓰이는 합성섬유는 폐기될 때 분해가 되지 않아 더 큰 환경 문제를 낳습니다. 디자이너 팀 진담은 쫀쫀한 수영복 섬유를 새롭게 활용하기 위해 최근 유행 중인 머리끈, '스크런치'를 기획해 290여 명의 후원자를 만났습니다.
텀블벅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더 보기
위 두 개의 방법이 제품의 원료 자체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세 번째 방법은 제작 공정에 관한 해결 방법입니다. 제작 과정에서 자연에 끼치는 해로움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염색 공정에 의한 폐수 문제를 줄이기 위해 염색 과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텀블벅의 프로젝트로 OU의 무염 캐시미어가 있습니다. OU는 세 가지 원칙, 지속 가능성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고수하는 브랜드입니다. 후원자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잘 전달해 2차례 펀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가공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캐시미어 본연의 가치를 담을 수 있고, 그것이 환경에도 더 좋은 방향이라는 것을 잘 담아냈습니다.
자연에 덜 해로운 제작방식을 선택한 텀블벅의 프로젝트
제품의 생애주기에 대한 고민으로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제품의 내구성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값싼 재료나 제품 사용량을 고려하지 않아 금방 수명이 다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고 튼튼한 자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또 사후 관리에 대해서도 더 오래 사용하도록 팁을 알려준다거나, 보증을 해주면 더 좋겠죠.
이러한 취지를 잘 담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바로 커먼어스의 '적어도 131번은 쓸 수 있는 스퀘어백'입니다. 영국의 환경청 연구에서 착안해 내구성이 좋은 가방을 디자인했어요. 다들 한 번쯤 에코백에 음료를 흘려 못 쓰게 된 경험 있지 않은가요? 커먼어스는 편한 스퀘어백을 더 오래 쓸 수 있기 위해 안감에도 방수 처리를 통해 오염에도 강한 가방을 디자인해 160여 명의 후원자를 통해 프로젝트를 실현했답니다.
제품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한 텀블벅 프로젝트들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미 패션계에서는 흔히 통용되는 디자인 방법입니다. 자투리 천이 남지 않도록 옷을 디자인하고 재단하는 것입니다.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이라고 검색하면 다양한 모델과 패션 스타일이 나옵니다.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이죠. 패션 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하면 제작 과정이나 사용 과정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지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단하의 궁보치마 펀딩 프로젝트의 두 번째 선물인 궁보가방과 파우치는 궁보치마를 제작하고 남게 된 천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자투리 천을 활용했음에도 충분히 실속 있는 형태의 가방이 나온 것이 인상적이지요.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이 고려된 텀블벅 프로젝트들
에디터_ 안서영 ㅣ 이미지_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