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 소년의 우울한 죽음

두려움 이겨내기

by 튜머

튤립, 동경의 땅, 비트코인, AI

네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

기계는 완성되었고, 버튼만 누르면 된다.

언제 어디로 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지구의 역사가 46억 년이고, 우주의 역사는 138억 년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기계의 맹점은, 내가 과거에 가서 부자가 될 확률이 압도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로또가 당첨될 확률은 팔백만 분의 일이고, 아주 약간의 시간, 그리고 현재 내가 있는 위치로 돌아갈 확률은

시간만 고려해도 백을 백삼십팔억으로 나눈 정도이다.

이는 노래기의 팔다리를 모두 사용해도 셈이 불가능하다.


위치센서와 시간센서를 추가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천문학적인 돈을 벌기 위해서 전재산을 투자해서 만들었는데,

유튜브에선 이런 걸 알려주지 않는다.

스스로 터득했어야 한다.

기계를 만드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것 조차도 유튜브에 나와있기 때문이다.

다만, 불확정성 원리를 해결하는 센서는 독점되어 있다.

그 기업의 양자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구매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나의 실패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2.8k의 조회수 중, 왜 아무도 이거에 대한 댓글이 없지?

누르기 직전에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곤 속았다는 사실에 분노.

수십억의 인구 중 2,800명만이 이걸 봤고, 실제로 실행에 옮긴 사람은 몇이나 될까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분명 낮다.

시간을 돌린다면 이 영상을 보지 않게 할 것이다. 나는 큰돈과 시간을 투자했으니까.

기계를 발로 찰까도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을 돌리려면 건들지 않는 편이 좋다.

우울감이 온몸을 지배한다.

나는 4단계 상태이다.

그렇다는 건 결국 버튼을 누르게 되고,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음을 다잡고, 버튼을 누른다.

다행히 기계는 잘 작동되었다.

초보자도 알기 쉽게 잘 정리된 영상이었다.

그리고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유일한 후회는 그 영상을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나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소년의 눈물이 물과 섞이며 바다의 염도를 미세하게 낮췄다.

오히려 바다 생태계에 영향을 준건 그의 살점이었다. 그것도 미세했지만.

그는 맥주병 소년이었지만 수영을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점점 가라앉았다.

애초에 표면으로 왔다면 모르는 일이지만. 그는 항상 물을 두려워했다.

원래 수영을 못해서, 부력 여부는 알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가 찾아 헤메던 몇번의 거품은, 스스로에게서 발생하여

눈을 감음과 동시에 사그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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