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밤이 오면

자작시#2

by 안멀루

땅거미진 하늘 너머로 밤이 오고 있다

일렁이는 낮의 몸부림이 죽어가고

고요하고 적적한 밤이 찾아온다


강렬한 빛을 내리쬐는 빨간 해는 사라지고

차분하고 푸르른 달이 제 모습을 나타내면

조금은 고요함을 반겨줄 법도 한데

사람들은 까만 밤도 가만히 두질 않는다


풀냄새에 취한 귀뚜라미 울어대던 노랫소리는

기름 냄새 가득한 쇳덩이가 울어대는 굉음에 파묻히고

영롱하게 휘날리는 반딧불이의 춤은

네온사인의 가증스러운 몸짓에 지고 사라졌다

그 많던 달빛 머금은 별들은

해보다 더 화려한 가로등불 사이로 숨어들었나보다


나는 더 이상 밤이 기다려 지지 않는다

귀뚜라미도 반딧불이도 별빛도 없는 밤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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