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과세평가제도. IAAO
세계 감정평정평가사들의 모임, 협회 (IAAO,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ssessing Officers)에는 한국의 감정평가사협회와 한국부동산원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본부는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해 있으며 IAAO에서는 매년 세계의 감정평가사, 공공 행정 전문가 등을 초청해 컨퍼러스를 개최하고 있다. 컨퍼런스의 모든 프로그램을 참여한다면 참가비(한화로 일인당 약 150만원 정도)를 지불하여야 하며 기간은 일주일 정도 소요 된다. 미국 등 각국의 감정평가 사례 및 기법, 기술 등을 소개하는 강연이 주를 이루고 마지막날에는 IAAO 회장이 주재하는 디너파티에도 참가할 수 있다.
금년에는 9월에 미국 폴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보통은 미국 시골 같은 곳에서 컨퍼러스가 개최되지만, 2017년에는 화려한 도시 라스베거스에서 컨퍼런스가 개최되었으며 정감사는 운이 좋게도 당시 직장 동료 몇 분과 함께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었다.
선진 나라의 감정평가사들의 모임과 디너파티라니 게다가 회사에서 주요 경비를 지원해 주는. 그 잡채만으로도 무척 흥미로웠지만,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말이 맞듯이 준비 과정부터 맘고생이 있었다.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샀던 운 좋게도 갈 수 있는 라스베거스라는 장소는 출발 전 승인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당시 정감사는 짬이 없는 과장 직급에 불과했고 더구나 라스베거스라는 장소의 강렬한 이미지 때문 인지 사전 승인 절차부터 시샘의 말도 많고,
출발 전 예산, 감사, 인사 등 본사 여기저기 부서에 불려 다니며 승인받고 설명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조리돌리기를 당했던 가장 큰 이유는 중요한 행사에 상급 직원(처장급, 2급 이상)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였지만, 실은 까탈스러운 행정 관료가 참여한다는 소식에 상급자들이 기피했던 속사정이 있었다.
사전에 참가비 및 비행기 표 등 결제까지 진행된 마당에 출국 이틀 전까지 불러다가 꼬투리에 꼬투리 ~ 계속 계획서만 수정하라고 하니 과장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은 정감사의 머리뚜껑은 하루에도 여러 번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 준비과정부터 이럴 거면 내 돈 내고 휴가로 편하게 해외여행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수 없이 했었다.
다행히 출발 전일에 최종 승인 되었다. 컨퍼런스 참여 외에 추가로 몇 가지 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해야 한다는 숙제도 떠안고선 말이다.
영어로만 진행하는 빡빡한 강연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내가 지금 낯선 나라에서 뭘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지금처럼 번역기 기능이 좋지 않았던 시절. 녹음한 강연 내용은 한국으로 복귀해서 다시 듣고 (영어 귀머거리인 나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동생네 부부의 도움을 받았다) 정리하고, 컨퍼런스 참여자들에게만 제공한 강의 자료도 정리하고 필요한 동료들과 각 부서에 배부하고, 등등 한국에 복귀해서도 힘들었음 ㅜ.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각국의 과세평가전문가들이 자신의 국가의 과세평가제도와 사례를 설명하는 부분은 지루했지만, 한국에 돌아가서도 해외사례로 벤치마킹할 자료도 있어 보였다. (정말?)
당시 주택공시 총괄 부서에서 근무를 했던지라 각국의 과세 기준 및 방법에 대해서 강연 듣고 정리하는 것 외에도 현지 자료 조사를 열심히 했어야 했다. 짧은 영어로 사전에 준비한 질문지로 각국의 과세 평가를 위한 지원되는 예산 규모, 투입 감정인 인원, 평가기법, 민원 유형 등에 관해서 감정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아시다시피 실무자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세부적인 사항을 알리가 없지 않은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외국인을 쫓아다니면서 한 인터뷰 작업은 진이 빠지는 일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한국이나 세계인들의 과세감정인들은 이의신청 등 민원을 가장 걱정한다는 공통된 당연한 사실을 깨우쳤다는 정도!?
기억에 남는 것은 감정평가 시스템 시연이었다. 컨퍼런스 강의장과는 별도로 개발업체들이 감정평가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판매하는 부스에서 홍보하는 신기한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현장에서 레이저 건을 사용해 건물에 뿅뿅 레이저를 발사하면 핸드폰 내장 프로그램과 자동으로 연계되어 3D로 건물을 구현해 주는 장비도 있었다.
과세평가 과정과 이의신청 등을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는 비슷한 프로그램의 공시업무 시스템이 있긴 하다.
각국의 부동산의 형태도 다양하다. 비슷한 단독주택이 소재한 타운하우스 형태의 주택이 다량으로 존재하는 곳은 자동 대량 감정평가방식을 진행하기도 하고, 상업 업무용 건물이 많은 곳은 과세 평가가사 일 년 내내 현장에 투입되어 일일이 감정평가를 하는 곳도 존재했다.
한국에서는 재산세 기준이 되는 과세 기준 가격 산정(평가)을 위해 공동주택의 경우 전수 조사를 하고, 단독주택과 토지는 표준부동산을 선정하여 모형을 통해 가격을 산정, 평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상업 및 업무용 부동산 등은 세금이 부과할 때마다 국세청에서 일률적으로 고시하는 기준시가를 기준을 사용하여 세금을 산정하도록 되어있다.
물론 가장 정확하고 합리적인 방식은 감정평가사 가가호호 방문하여 모든 부동산을 감정평가하는 방법이겠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세금 걷자고 세수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과세평가를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한국에서는 부동산의 유형에 따라 과세 평가 방법과 기준을 다르게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알고자 하는 부동산의 과세 기준이 되는 가치를 알고 싶다면, 부동산이 어떤 유형인지 파악해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부동산 유형에 따라 과세 기준과 절차가 달라지며 그에 따라 이의신청의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택의 과세가 되는 기준 가격은 국가가 소유자인 경우 등 예외적 사유가 아니면 대국민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는 공시 사항으로 공시 후 의견제출과 이의신청을 거쳐 권리를 주장하면 되지만, 공시 의무가 없어 법적으로 권리구제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상업 및 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가격에 대한 이의를 개인이 임의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라스베가스 다녀온 이야기를 이렇게 딱딱하게 썰을 풀다니 말이다.
물론 라스베거스까지 가서 컨퍼런스 참여만 하고 공부만 하는 바보는 아니지 말입니다.
교육시간 이외의 자유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라스베거스의 여기저기를 열심히 누비고 다니곤 했었다.
도박과 옷을 거의 입지 않은 여성분들이 활보하는 도시. 쾌락의 집성채인 환락의 도시에서 동행한 동료와의 추억도 많다.
라스베거스 갱에게 삥 뜯기 사연, 도박장에서 5분 만에 십만 원 날린 사연, 라이브 팝에 가서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고생한 후배님들 몰래 불러다가 고든램지 햄버거 먹고 파이팅을 외치기도. 가장 기억에 남는 나홀로 불타오르는 환락의 도시를 조금만 비껴가면 은하수가 펼쳐지는 무수한 별들을 만날 수 있었던 추억도 말이다. 등 등 가끔 그때 함께 동행했던 동료들을 만나면 키득키득 웃으면서 꺼내는 옛 추억들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재밌는 추억은 기억과 마음속에 두는 걸로..
퇴사했지만, 여전히 째려보고 있는 듯한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불러다가 조리돌리기를 할 것 같은 그분들이 무섭기 때문이다.
라스베가스 가서 놀지 않고 진짜 열일하고 왔습니다.
2017년 10월 1일 우리가 라스베거스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부재중 전화가 엄청 와 있었다. 그날은 라스베거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날이기도 하다. 컨퍼러스가 개최되었던 호텔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장소에서 총 60명이 사망자가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은퇴한 회계사 스티븐 페텍으로 총기 난사 후 자결했다고 한다.
무서운 사건을 뒤로 한 채 일행은 무사히 귀국했지만,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어..
하마터면 죽을 뻔했네,
죽을 거 같이 힘들다는 말을 농담으로도 하지 않는다.
진짜 죽을 뻔한 거 아닐까 하는 오싹한 생각이 스쳐갔던,,,, 해외 출장. 급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