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융 자신 내면의 탐구
제2권 제6장 죽음
융은 피의 바다, 거대한 죽음에 관한 꿈을 꿉니다. 내면의 악은 그 자체로서 부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균형과 함께 존재하여한 한다고 합니다. 내면의 내재된 악이 본색을 드러내어 거대한 죽음을 부릅니다.
"당신은 당신 안의 악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는가? 맞아. 당신은 악에 대해 말하고, 악에 대해 언급하고, 웃는 얼굴로 악에 대해 고백했다. 인간이면 대체로 갖는 악덕이라고, 혹은 거듭 일어나는 오해라고, 하지만 당신은 악이 뭔지 알았는가? 또 그것이 당신의 미덕 바로 뒤에 서 있다는 것을, 그것이 또한 당신의 미덕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았는가? 당신은 천년동안 사탄을 심연에 가둬놓았다. 그 천년이 지나갈 때, 당신은 사탄을 비웃었다. 이유는 사탄이 어린이들의 동화 속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시무시한 사탄이 머리를 쳐들면, 세상은 겁을 먹고 움츠러들 것이다."(142쪽)
융의 세계대전의 암시의 꿈이기도 하죠. 환상이 아닌 실제일이라고 생각하니 살벌합니다.
제2권 제7장 옛 신전들의 잔해
꿈에서 융은 암모니우스와 사탄과 조우하며, 종전보다 늙고 달라진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신성한 것과 사탄으로 상징되는 암모니우스와 사탄의 동행이 인상적인데요. 암모니우스는 술과 여자 쾌락에 빠졌던 삶을 고백합니다. 붉은 존재의 사탄의 도움으로 암모니우스는 쾌락에서 벗어나 수도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신성한 것과 사탄의 존재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죠. 심지어 이 둘은 친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암모니우스:”그렇다고 어찌하겠는가? 악마조차도 필요할 때가 있는 걸.“(148쪽)
“두 친구들은 삶을 견뎌내지 못했으나, 삶의 유혹에 넘어가 스스로 바보 같은 짓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하찮은 잡동사니들의 틈에 갇혔으며, 그래서 그들은 삶을 악마와 배신자라고 불렀다. 둘 다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의 선을 믿었기 때문에, 그들은 최종적으로 온갖 케케묵은 이상들의 무덤에 빠지게 되었다. 더없이 아름답고 더없이 훌륭한 것들도 언젠가는 더없이 추한 것들과 더없이 나쁜 것들과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가장 터무니없는 곳에서 최후를 맞으며, 장식이 많은 옷에 싸인 채 바보들에게 이끌려 공포에 질린 상태에서 오물 구덩이로 들어간다.”(149쪽)
"그 저주 뒤에 웃음이 오고, 그래서 영혼은 사자들로부터 구원을 받는다."(149쪽)
우리가 타인을 통해서 무언가 되고 싶은 것 등 동경하는 것이 있고 그래서 타인과 같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자신의 속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라면 어리석은 욕망에 지나지 않습니다. 욕망에 지나지 않은 영웅의 모습은 진정한 내면의 모습을 마주할 때면 파괴되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상들은 그 본질상 욕망의 대상이 되고 숙고의 대상이 된다. 이상들은 이 정도까지만, 딱 이 정도까지만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상이라는 존재가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부정하지 못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자신의 이상을 살고 있다고 믿거나 자시의 이상을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자신이 장엄한 존재라는 착각에 빠져 고통을 받고, 자기 자신을 하나의 이상으로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 마치 광인처럼 행동하지만, 영웅은 추락했다. 이상들은 죽게 되어 있으며, 따라서 사람은 이상들의 종말에 대비하여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또 이상은 당신의 목을 요구할 수 있다. 당신의 이상에 의미의 제물이 된다면, 이상은 쩍 소리를 내며 갈라지고 당신과 함께 광란의 춤을 추다가 '재의 수요일'에 지옥으로 갈 것이다. 그 이상은 또한 사람이 언제든지 내려놓을 수 있는 도구이며, 어두운 길을 밝히는 횃불 같은 것이다. 그러나 대낮에 횃불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누구나 바보다. 나의 이상들이 얼마나 많이 쓰러졌으며, 또 나의 나무는 얼마나 더 싱싱하고 푸르러지고 있는가!"(150쪽)
"그러나 인간들은, 인류는 어쩌나? 버려진 다리가 두 개 서 있었다. 인류 쪽으로 건너가는 다리다. 하나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다리이며, 사람들은 그 다리 위를 미끄러져 내려간다. 그 미끄러짐이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다른 한 다리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신음을 토한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야기한다. 우리는 동료 인간들을 곤경과 기쁨으로 내몰고 있다. 만약에 나 자신이 삶을 살지 않고 오직 오르기만 한다면,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당한 쾌락을 안겨준다. 만약에 나 자신을 즐기기만 한다면,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당한 고통을 안겨준다. 만약에 내가 단지 살기만 한다면, 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나를 보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나를 볼 때면 깜짝 놀라고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나 자신은 꽤 단순하게 살고 있고, 푸른색을 띠고 있으며, 꽃을 피우고 떨어뜨리고, 나무처럼 언제나 같은 자리에 서서 사람들의 고통과 기쁨이 차분하게 나를 지나치도록 내버려 둔다. 그럼에도 나는 인간 가슴의 불화로부터 초연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인간이다."(151쪽)
제7권 제8장 첫 번째 낮
융은 계속 꿈 이야기입니다. 꿈속에서 전설의 왕 '이즈두바르'(길가메시)를 만납니다. 고대의 위대한 왕에게 칼융은 진지하게 죽음과 불멸은 없다는 이야기, 과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신을 부정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하죠.
"과학이 우리로부터 믿음의 능력을 앗아가 버렸어."
"우리는 이런 식으로 살아가지. 한쪽 발은 차가운 데에 담그고 다른 쪽 발은 뜨거운 데에 담그고, 나머지는 운명에 맞긴 거야!"(160쪽)
"외적인 반대는 나의 내면에 있는 반대의 한 이미지이다. 이 진리를 깨닫기만 한다면, 나는 침묵을 지키면서 나의 영혼 안에 있는 반목의 협곡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외적 반대는 극복하기가 쉽다. 외적 반대가 정말로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당신 자신과 결합될 수 있다. 외적 반대는 정말로 당신의 발바닥을 태우거나 얼게 할 수 있지만, 오직 당신의 발바닥만을 그렇게 할 뿐이다. 그것도 고통스런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당신은 먼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다."(162쪽)
'로고스' 이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로고스'를 강요하고 막강한 존재를 숭배하게 하고, 영웅에 대한 맹복은 스스로를 구속하는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자신이 아닌 자신이 모방하고자 하는 삶을 산다면, 자기 자신의 모방의 노예가 되고 내면 깊은 곳에서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우리가 아는 동경, 신, 영웅은 오히려 병들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잘 살펴보세요. 병든 마음을 쫒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제2권 제9장 두 번째 낮
융의 꿈에서 고시대의 왕 '이즈두바르'가 병들었습니다. '암모니우스'와 '붉은 존재(사탄)'과도 우연히 만납니다. 꿈을 꾸는 융은 이 모든 일을 망상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자신 내면의 영웅, 신의 존재가 망상임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로써 융은 구원받았다는 느낍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멍에는 쉽고 우리의 짐은 가벼워진다. 손에 잡히는 이 분명한 세계는 하나의 현실이지만, 공상은 다른 현실이다. 우리가 신을 우리 밖에 분명하고 실질적인 것으로 남겨두고 있는 한, 신은 참을 수 없는 대상이 되고 절망적인 대상이 된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가 신을 공상으로 바꿔놓으면, 신은 우리 안에 있게 되고 견디기가 쉬워진다. 우리 밖의 신은 무거운 모든 것들의 무게를 증가시키는 반면에, 우리 안의 신은 무거운 모든 것들을 가볍게 만든다."(175쪽)
제2권 제10장 주문들
금번 챕터에서는 주문서가 실려 있습니다. 융은 자신이 신이 되기도 하고, 신의 어머니, 아버지가 되기도 하며, 병든 신을 짊어지기도 합니다. 신이 숭배의 대상에서 친숙한 대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라는 것인데요. 그 첫 번째 의식이 주문을 통해서 시작합니다. 기이하지요.
(주문서 일부)
"나는 당신을 위해 소중한 인간 제물을 죽였습니다. 젊고 늙은 한 인간을, 나는 칼로 나의 살점을 베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제단에 나 자신의 피를 뿌렸습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는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추방했습니다. 나는 나의 밤을 낮으로 바꾸었고, 몽유병자처럼 정오에 돌아다녔습니다. 나는 모든 신들을 뒤엎어버리고, 법들을 어기고, 불결한 것을 먹었습니다. 나는 나의 칼을 내려놓고, 여자 옷을 입었습니다. 나는 나의 견고한 성을 부수고, 모래밭엣 아이처럼 놀았습니다. 나는 전사들이 전투 대형을 이루는 것을 보았으며, 나는 나의 들판에 나무를 심고, 과일들이 썩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나는 위대한 모든 것을 하찮게 만들고, 나는 나의 가장 먼 목표와 가장 가까운 목표를 맞바꾸었으며, 그래서 나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1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