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ession』

PART 1. 56-0-0

by GIMIN

그의 ‘첫’ 두 앨범은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만들어졌다. 그는 민중가요 음반 제작과는 확연히 다른, 대중가요 음반 제작의 메커니즘(과 자본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첫’ 1집과 2집은 명백히 실패작이었다.


이 앨범 발매 이후로, 그는 1집과 2집의 수록곡을 모아서 다시 제작한 앨범을 내놨다. ‘첫’ 두 앨범이 (매우 설익은) 포크 록 장르를 표방했다면, 조동익과 그가 함께 편곡한 이 ‘합본’ 앨범은 본격적으로 록을 표방했다. 그렇다. 『Confession』은 그의 음악적 특이점이었다.


이 앨범에 이르러 그는 자신의 모든 ‘입장’을 사실상 해체했다. 이 앨범 CD의 맨 앞자리에 있는 「고백」과 「자유」는 그가 변한 게 아니라, 자유로워졌음을 차근차근히 곱씹어 말하는 듯하다. 그는 격정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전환’에 대한 심회(心懷)를 토로했다. (LP에서는 이 두 곡이 각각 한 면의 첫 곡에 들어있다.) 그는 그렇게 자신이 단절의 길이 아닌 변화의 길을 택했다는 것을 정직하고 겸손하게 고백했다.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이미 ‘첫’ 데뷔 앨범에서 시도한 바가 있는) 정호승과 나희덕, 류시화를 비롯한 ‘시인’의 시에 멜로디를 입혀 노래하는 방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취했다. 「고백」과 더불어 이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인 호응을 많이 얻은 「소금인형」은 안치환의 목소리에 힘입어 소금인형이라는 존재의 처절한 사랑을 명확한 감정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에 등장하는 웅장한 편곡은 정호승의 시가 지닌 언어에 힘입어, 존재 자체의 희망에 대한 노래를 더욱 강조했다. 「귀뚜라미」는 함춘호의 간결한 편곡에 힘입어 소외된 자의 희망에 간절함과 고단함을 입히는 안치환의 목소리가 더할 나위 없이 뜨듯했다.


김창기가 제공한 (블루스를 가미한 포크 록인) 「섬」은 이 앨범에서 가장 예외적인 곡에 속했다. 안치환은 특유의 탁성으로 구성진 이 곡을 제법 여유롭게 표현했다. 이 곡은 LP에서 「자유」의 담대함을 너끈히 받았고, CD에서는 「소금인형」의 집중력과 「우리가 어느 별에서」의 스케일 사이를 훌륭하게 잇는 가교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안치환 자신도 「또 하나의 내일」, 「그것인데」와 같은 자작곡을 선보였지만, 기실 이 앨범은 그의 보컬이 좀 더 돋보였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이 앨범에선 그의 고백이 매번 새로운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금은 머뭇대고, 약간은 거칠었다. 그러나 이 앨범은 바로 그 단점이 그의 변화에 담긴 ‘진솔함’을 보증했다. 그는 이 앨범을 통해 자신이 어느 자리에 있어도 진심이라고 청자에게 꾸밈없이 말했다.


「겨울새」와 「또 하나의 시작을 위해(졸업)」는 이 앨범의 CD에만 들어있다. 전자의 곡이 시릴 듯이 아름다운 서정으로 청자의 마음에 더운 숨을 한 줌 넣었다면, 후자의 곡은 행진곡풍의 드럼 사운드를 통해 졸업을 앞둔 이에게 굳센 악수를 청했다. 이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더운 숨을 가진 사람이 지은 앨범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한다. 그 점 덕분에 더욱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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