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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ie Jan 29. 2023

아티스트웨이 12주 차: 신념을 회복한다

1/22(일)~1/28(토) 한 주의 아티스트웨이 수행기

우리는 자신이 나아갈 길에 바리케이드를 친다. 왜 이럴까? 그것은 통제의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분노나 불안처럼 우울도 저항이며, 이것이 문제를 일으킨다. 우울은 "난 모르겠어......"라는 나태와 혼란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으며,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p.324
창조적인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은 취미야말로 즐거운 인생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한다. p.328
취미활동은 정신적으로 이롭다. 거기에는 어떤 일을 기계적으로 하는 데서 오는 소박한 해방감이 있다. p.329




과제


1. 걱정되는 어떤 저항이나 분노 또는 두려움을 적어보자. 누구나 갖고 있는 것들이다.

- 그림을 그리면 안된다는 이상하고 쓸데없는 생각.. 그림을 그리면 너를 포함한 모두가 힘들어질거라는 이야기들. 아무래도 미술을 처음 시작할 때 엄마와 이모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들었던 말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술에는 길이 없으니 취업이 보장된 전문직을 택해야 한다던 말들. 나를 미술을 시켜주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고 말리고 싶었을까? 그 죄책감이 나에게도 남아있는 것 같다. 두려움에 휩싸이면 내가 하고싶은 미술의 본질을 잊게 된다. 작품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싶었던 순수한 열망 말이다. 그것을 자주 잊어버리고서 무엇 때문인지도 모른채 허망해 할 때가 많다.


2. 요즘 주저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살펴보자. 미룸으로써 얻는 대가는 무엇인가? 숨어 있는 두려움을 찾아내보자. 종이에 그 목록을 써본다.

- 머릿속에 계획한 그림을 시작하는 일을 가장 미룬다. 나에게 가장 이로운 일이라고 생각되면서도 작품에 집중하는 일을 잘 미룬다. 물론 대가는 더 큰 부담이다. 내가 가진 두려움은 망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이 즐거움을 앗아간다.


3. 1주째에 나오는 '내부의 적' 부분을 살짝 들여다보자(78쪽 참조). 웃어도 좋다. 메스꺼운 짐승들이 아직도 거기에 남아 있다. 자신의 발전을 주목해보자. 87~88쪽에 있는 '창조적인 긍정'을 읽어보자. 이 과정이 끝나도 지속될 당신의 창조성에 관한 긍정의 말을 몇 가지 적어보자.

- 내부의 적들 중 가장 크고 오래 지속되었던 비난의 목소리는 아직 남아있지만 그 극단에서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목소리도 더욱 커졌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이 상쇄되었다.


4. 무엇이든 수리해보자.

- 베란다 샷시의 덜그덕거리던 잠금장치를 나사를 조여 수리했다.


5. 마르고 시든 화초를 분갈이해보자.


6. 단지를 골라보자. 단지나 상자, 꽃병, 통 등 무엇이라도 좋다. 당신의 두려움이나 분노, 희망, 꿈, 근심을 담을 수 있는 것이면 된다.


7. 신의 단지를 사용해보자. 앞의 1번 과제에서 적어놓은 두려움부터 시작한다. 걱정될 때는 그것이 단지 속에 있다는 걸 기억하면 된다. "신이 그것을 거두어갔다." 이제 다음 행동을 취하면 된다.


8. 솔직히 당신이 가장 창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툭 터놓고 얘기해서, 어떤 괴짜 짓을 해보고 싶은가? 꿈을 위해서 벗어던지고 싶은 겉모습은 무엇인가?

-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정적인 모습에서 때론 탈피하고싶다.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고발하는 형식으로 작업을 해보고조 싶다.


9. 당신의 꿈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고, 그들과 함께라면 꿈과 계획을 키워갈 수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다섯 명 써보자.

- 옆반 학원강사로 만났던 임00쌤, 미술치료 북스터디를 함께하고 같이 그림을 그리는 다롱이, 작업실의 김재0쌤, 그리고 jeonny!


10.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친구에게도 권한다. 기적이란 아티스트가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나누는 것이다. 신을 믿자. 자신을 믿자.

- 3개월 간 한번 더 하고 나면 추천할 수 있을것 같다. 혹은, 책의 끝장에 나온 설명처럼 아티스트웨이 과정을 다른 멤버들과도 함께 해보고싶다.


점검


1. 이번 주에 모닝페이지를 며칠이나 썼는가? 모닝 페이지를 평생 해나갈 정신적인 연습으로 받아들인 적은 없는가? 모닝 페이지를 쓰는 동안 어떤 것을 체험했는가?

- 이번 주에는 모닝페이지를 저번 주 보다는 많이 쓰진 못했다. (약 3회정도)그렇지만 한 번 쓸 때마다 3페이지를 꽉 채웠고 진솔하게 작성했다.


2. 이번 주에 아티스트 데이트를 했는가? 아티스트 데이트 역시 평생의 기반으로 삼을 생각은 없는가? 무엇을 했고, 그 느낌은 어땠는가?

- 버스를 타고 혼자 광화문으로 갔다. 노래를 들으면서 가는 그 여정 자체가 색다른 아티스트데이트였다. 한동안 음악을 들을 수 없을 만큼 마음속에 생각이 꽉차고 속시끄러웠는데 그 주파수에 맞는 음악을 찾아 위로와 공감을 받는 것도 참 오랜만이었고, 좋았다.


3. 이번 주에 동시성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어떤 것이었는가?

- 원하던 밝은 그림들과 희망적인 메세지를 우연히 간 서점의 책 속에서 발견했을 때.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데이비드 호크니, 마틴 게이퍼드 지음

- 미술치료에 관한 공부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친한 언니와 동생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학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집에 와서 남편과도 상의하면서 어느 정도 공부에 대한 윤곽을 그리게 되었다. 국내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하게 된다면 어떤 길이 가장 적절할지 그 길을 찾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민간학회나 민간기관 자격증 발급처도 참 많고.. 이 문제에 대해서 가까운 사람과 진중하게 대화해본 것 자체가 도움이 되었다. 내가 대학원을 간다면 순수회화로 진학하는 것에 대해서만 고민했었기에 이런 생각 자체도 새롭다.


4. 이번 주에 창조성 회복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건이 있었는가? 그것을 적는다.

- ETC표현미술치료 책을 사서 읽기를 시작했다. 나의 일 그리고 타인을 위해 하는 공부이지만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일차적으로는 나의 창작에 필요하며 내가 채우고 싶은 기능들, 결여된 것들이 먼저 눈에 보였다.




아티스트웨이를 마치며..


3개월간의 과정이 1년 넘게 진행되어왔지만 어찌됐든 끝냈다! 내가 아티스트웨이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것은 모닝페이지를 알게 된 것이다. 처음엔 너무 귀찮기도 하고 왜 해야 하는지 모르기도 했지만 내 속에 있는 감정들을 필터링없이 다 쏟아내고 나면 그 다음이 발걸음이 좀 더 수월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모닝페이지를 쓰지 않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 나같이 평소에 감정을 잘 억누르는 사람의 경우엔 그 감정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때론 그 커다란 감정주머니에 구멍을 뚫어 감정들을 표출하고 마음이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모닝페이지는 그 감정주머니가 비대해지는것을 막아주고 아침마다 조금씩 표출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아티스트웨이 12주차 회기가 모두 끝난 후에도 매일, 되도록 자주 모닝페이지를 쓸 것이다. 마지막 회기였던 12주차인 이번주에는 이 책의 저자인 줄리아 카메론을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았다. 생각보다 연세가 많으신데에 놀랐다. 하긴 벌써 이 책이 나온지 꽤 됐으니까. 책의 뒷부분에도 나와있지만 저자는 아티스트웨이의 과정과 세미나, 워크숍이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한다. 이건 줄리아 카메론이 창조성의 회복을 도와주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지시하고 시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반항심 때문에 자기계발서 류의 책을 선호하지 않던 나도 이 책에 대해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다. 좌절한 아티스트 또는 창조성을 유연히 흐르게 하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동반자 같은 책이다. 우리 자신은 모두 반짝이고 싶어한다. 그 개성을 막고자 하는 존재에 대해 알게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와 우리 각자가 가진 창조성을 꺼내주기 위해 저자가 끊임없이 응원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이라는 노래를 참 좋아하는데, 그 가수도 아티스트웨이를 추천하는 글을 책 표지에서 보고 더 신뢰가 갔다. 아티스트웨이를 한번더 시작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예스"다! 그때는 혼자가 아닌 둘 이상의 멤버들과 워크숍 형태로 진행해보고싶다. 3개월간의 여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소규모로 여러명이 함께할 때는 서로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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