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아이와 엄마가 함께 동시집 필사하기
10살이 된 아이와 함께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도전 : 한국대표 동시 100편 필사하기
아직은 엄마 말을 잘 따르는 시기였어요. 지금은 사춘기가 되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지만...
요청하기 전까지는 그냥 지켜봐주는 게 사춘기 아이들을 대하는 예의인거 같아요.
고사리 손으로 시를 써가며 그림까지 그린 10살 아이를 생각해봅니다.
나도 아이도 많이 변했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가 가족이라는 걸 확인시켜 주네요.
어릴 때 이렇게 기쁨을 줬는데 지금까지 그렇게 해달라는 건 욕심이겠죠?
지금 보니까 이쁜 노트에 쓰지 않은 게 좀 아쉽네요.
글씨가 잘 구분이 안되실까봐 설명드리자면 왼쪽이 엄마, 오른쪽이 딸이 쓴거랍니다.
(별로 구분이 안되나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쓴거라^^... 사실은 원래 글씨 맞습니다.)
옆에 그린 그림을 보다보면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져요.
시에 대해 더 풍부하게 표현해서 좋네요.
<이름을 불러 주세요> 허명희
이름을 불러 주세요
꽃에게 이름을 불러 주세요
민들레야 원추리야 명아주야
거 봐요,
눈망울이 훨씬 빛나잖아요.
나무에게도 이름을 불러 주세요
소나무야 자귀나무야 상수리 나무야
보세요,
키가 훨씬 더 커 보이잖아요
이름을 불러 주세요.
선영아, 하고
그 소리 들으면
마음 빈자리에서
파랑새 한 마리
지저귈 거에요.
<지구도 대답해 주는구나>박행신
강가 고운 모래밭에서
발가락 옴지락거려
두더지처럼 파고들었다.
지구가 간지러운지
굼질굼질 움직였다.
아, 내 작은 신호에도 지구는 대답해 주는구나
그 큰 몸짓에
이 조그마한 발짓
그래도 지구는 대답해 주는구나
<지금은 공사중> 박선미
어제는 정말 미안해
별것 아닌 일로
너한테 화를 내고
심술 부렸지?
조금만 기다려 줘
지금은 공사 중이야
툭하면 물이 새는
수도관도 고치고
얼룩얼룩 칠이 벗겨진 벽에
페인트칠도 다시 하고
예쁜 꽃나무도 심고 있거든.
공사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려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