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괴물 래퍼로 불리는 이유.
래퍼 비와이의 행보는 이례적인 것일까? 아니면 쇼미더머니 시즌 4 시절부터 예견된 일이었을까. 최근 선보인 DAY DAY(데이 데이)가 멜론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사로 속속 올라오고 있다. 7개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대결곡 여자친구의 ‘너 그리고 나’와 함께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 그의 행보… 앞으로 쇼미더머니 5가 끝나면 더욱 대형 래퍼로 성장할 것이 예견되기에 그의 인기 요인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본명은 이병윤. 93년생. 꿈나무들의 롤모델이라 스스로 외치며, 더 가치 있는 걸 바라본다는 비와이. (Forever中、prod by. GRAY) 영원한 걸 따라가면 다 나를 따라오게 되어 있다며, 자신에 가득 찬 모습이다.
가사를 유심히 지켜 본 힙합 매니아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란 것을. CCM을 부르는 것도 아닌 가수가 그의 주종목 장르에서 종교적 메시지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데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기현상.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예전에도 YDG(양동근)이 교회에서 사도신경 랩을 하는 영상이 일부 돌아다니긴 했지만, 대중적으로 발표된 곡은 일부 곡을 제외하곤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들은 겉으론 돈과 명예를 좇고, 쉽게 돈을 번다고 오해 받기 쉬운 연예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선 더 큰 열망이 있다. 돈을 벌어서 명예를 가져서 유명해 지고 싶다는 것은 피상적인 오해일 뿐… 유명해 지면, 돈을 벌면,, 무언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묘한 판타지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즉, 돈과 명예의 자본주의적 겉핥기식 욕망보다 한 단계 상위 단계에 있는 것이 바로 자기다움이다.
지금의 위치에 관계없이,
흔들림 없이 꿈을 좆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실력을 쌓고,
정상에 오르는 과정 조차 정상 때와 같은
소감으로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는 모습.
그 모습이 비와이에게는 보인다.
그의 래퍼 네임처럼 BE WHY를 알고 걸어가는 사람의 담백한 여유가 엿보인다. 그래서 그의 행보에 사람들은 쉽게 비난할 수 없게 만드는 리스펙트를 느끼고, 존중한다.
거침 없는 실력 또한 당연한 듯 자신을 뿜어내는 그에겐, 흥행을 이미 보장 받아 배급만을 기다리는 영화처럼 순수한 여유가 묻어 난다. 일단 래퍼로서 인지도를 쌓고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발음이 정확하고 딜리버리가 좋아야 하겠지만, 그 안에 나다움을 뿜어내는 메시지가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의 목소리 톤이 상당히 독특하다.
라이브를 하고 있는데도 마치,
오토튠 믹싱을 거친 것 같이 휘감는
랩핑 톤이 상당히 개성이 넘친다.
전에 전혀 들어보지 않았던 보이스 톤이다.
보통 래퍼 중 일부 노래를 들으면 자신의 노래를 맛깔스럽게 하기 위해, 쉽게 말해 더 랩이 잘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의도를 떠나서 청중은 그렇게 듣는 부분이 분명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두 번 녹음하여, 말 그대로 랩을 한 번 더 입히는 과정을 거치는데, 한 가지 목소리로 믹싱한 듯한 음색이 나오는 그의 랩… 당연히 열광할 수 밖에 없다…
제이지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솔직히 잘 생기진 않았다.
그래도, 신념이 확고하고,
자신의 신념을 랩으로 즐기겠다는 듯,
산뜻하게 목소리를 아이덴티티로 터칭하고 있다.
그래서 잘 생겨 보인다.
외모는 신념에서 나온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만 같다.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 모든 가사에 드러난다. 흔히들 말하는 스웨그가 없다. 물론 스웨그가 존재하지만, 가슴이 뛸 것만 같은 자신감에 근거한,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에 가까운 스웨그이기 때문에, 쉽게 남들이 지적할 수 없게끔 만드는 카리스마가 있다.
사람들이 일리네어즈 레코드의 도끼에 열광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힙합 업계에서 성공했으면서도, 기교를 부리지 않고, 정통 힙합을 고수한다. 붐뱁이 어떻고, 트랩이 어떻고 하는 식의 추가 장르 구분을 뒤로 하더라도, 도끼의 연결고리는 클래식한 독보적 랩핑이다. 어두운 분위기를 뿜어내지만 일 년에 여러 장의 앨범을 낼 만큼 성실하다.
실력과 성실함이 뒷받침된 한 분야에서의 성공. 그리고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진중한 모습. 독보적 개성.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 셋이 드러나는 래핑. 그 모든 것들이 도끼에게 일정 부분 존재해서 끊임없는 고정 마니아층을 양산한다. 그리고 비와이에게도 비슷한 면모가 보인다. 그러한 행보에 더해 쇼미더머니 5에선 AOMG 프로듀서와 함께 대중성을 고민하고 있다.
랩 자체만 보자면 일리네어에 갔을 법도 한데,
그는 영민하게 좀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선회'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 시도는 박재범의 피쳐링, 그레이의 프로듀싱으로 정점을 찍은 DAYDAY(데이 데이)를 통해 극대화 되었다. 피아노를 치며 랩을 하는 모습. 2015년 발표앨범 TIME TRAVEL의 타이틀 곡 ‘The Times Goes On’으로 시작하며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로, 대중성의 AOMG를 수용했다.
힙합도 결국은 대중문화다.
나답다는 것과 대중문화가 반대 차로를 달리진 않는다. 결국 실력에 기반해서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대중문화의 유용한 콜라보를 받아들이면, 대중은 더욱 열광한다. 그 묘한 접점을 비와이는 이미 쇼미더머니 시즌4 때부터 체득하고 있는 듯 하다.
섹시 스트릿 크루의 리더이자, 씨잼과의 고등학교 동창 비와이. 씨잼은 본인이 비와이 랩을 가르쳐줬다며 자신보단 한 수 아래라고 면박을 주지만, 가볍게 웃을 뿐 동요하지 않는 비와이.
쇼미더머니 4에서 마이크로닷과 릴보이 앞에서 좌절했지만, 실력으로 인지도를 앞지른 독보적 래퍼 비와이. 심사위원의 성향에 따라 시즌별 성격이 바뀌는 쇼미더머니에서 이제 우승을 이미 차지한 듯 여유가 넘치는 비와이.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주목해 볼 만한 대기만성형 래퍼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그의 성장하는 방식, 대중문화를 저글링하는 방식, 자신의 신념을 하고 싶은 일에 녹여내는 방식은 누구나 진지하게 고민해 볼 만한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 삶이 하나의 스타일이 되었다.
곧 보란 듯이,
또 다른 형태의 힙합 문화를
양산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