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마치 내가 살아오는 내내, 그 질문을 할 순간만을 열렬히 기다려왔다는 듯 내게 인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우리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있을 수 없다. 우린 단지 우연히 탄생했고, 조금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후 연재할 '낙관적 허무주의'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 사실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해 보이는 나만의 자녀조차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위 글은 자녀에게 '너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는 부모의 마음이 인상적이었다.
p57
"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 모든 것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