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마티아스 피녜이로의 친구들
전주국제영화제를 떠올리면 언제나 좋은 기억뿐이다. 정겨운 한옥마을과 북적이는 객사길도 좋지만, 이 모든 걸 뒤로 하고 컴컴한 극장 안으로 들어갈 때가 가장 기쁘다. 이번 영화제엔 어떤 영화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시간표를 이리저리 짜 맞추며 4월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시네필이 많을 테다.
코프키노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떠올리며 영화의 친구, '씨네빠밀리아'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데뷔작부터 꾸준히 전주와 함께 해온 피녜이로는 작년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을 만큼, 그야말로 전주 '고인물'이다. 비록 이번 영화제에서 피녜이로의 영화를 볼 순 없지만, 그의 수많은 친구 감독들이 전주에 영화를 출품했다. '피녜이로 친구들의 영화제'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올해 전주에서 만날 수 있는 피녜이로 친구들의 영화를 알아보자.
"그 만남은 코펜하겐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이루어졌어요. (...) 저는 누구와 함께 작업할지 선택할 수 있는지 물어봤고, 그렇게 로이스를 만났죠. 그의 작업이 마음에 들었고, 또 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죠. (...) 제가 존경하는 사람이자 친구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았어요. (...) 로이스와의 협업이 저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았죠."
(『마티아스 피녜이로: 방랑하는 영화, 모험하는 영화』p.260)
로이스 파티뇨는 스페인 출신 영화감독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지원 하에 제작한 <삼사라 Samsara (2023)>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바 있다. 그는 피녜이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각색한 <시코락스 Sycorax (2021)>를 공동 연출했다.
그의 신작 <아리엘>도 마찬가지로 피녜이로와 공동 연출할 계획이었으나 피녜이로가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며 파티뇨의 단독 연출작이 되었다. 주연으로 출연하는 아구스티나 무뇨즈는 피녜이로의 페르소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영화를 공부하려 했고, 마침내 마누엘 안틴(Manuel Antin)이 설립한 아주 중요한 영화 학교에서 공부했죠. (중략)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 마리아노 지나스를 저의 교수님으로 만났어요."
(『마티아스 피녜이로: 방랑하는 영화, 모험하는 영화』 p.260)
마리아노 지나스는 아르헨티나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이다. 러닝타임 808분에 달하는 <라 플로르>는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에서 선정한 '2010년대 최고의 영화 50편' 중 48위에 그 이름을 올렸다. '몬동고'라는 아르헨티나 예술집단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몬동고> 3부작의 러닝타임은 도합 284분이다.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지나스의 무한한 영화세계가 기대된다.
니콜라스 페레다: 제가 소개에서 언급했듯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주 특이해요. 각본을 쓰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각본 쓰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이 과정을 네 번 하셨다고요? 이건 흔치 않은 방식이에요. (...) 저는 단순히 제작 과정 자체가 흥미로워서 질문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이 과정은 명백하게 한 편의 영화라는 결과물의 관념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측면에도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기 때문인데요.
(『마티아스 피녜이로: 방랑하는 영화, 모험하는 영화』p.134~145)
니콜라스 페레다는 멕시코 출신 영화감독으로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UC 버클리에서 조교수를 역임했던 페레다는 피녜이로와 <이사벨라> 상영 후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를 떠나 뉴욕으로 이주해 피녜이로와 룸메이트로 같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내한 일정 마지막날 피녜이로는 "뉴욕에서 밀린 집안일과 페레다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율리시스>는 1996년 일본 출신 감독인 우와가와 히카루의 데뷔작이자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피녜이로와 우와가와가 어떻게 서로 친구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피녜이로가 굉장히 발이 넓은 사람이라는 걸 재확인했을 뿐. 피녜이로와 엇비슷한 나이에 데뷔작으로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피녜이로와 공통점을 갖진 감독이다. 피녜이로를 이어, 전주가 오랫동안 사랑할 작가 감독의 탄생을 기대해 보자.
『마티아스 피녜이로: 방랑하는 영화, 모험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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