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난 나의 독립기와 이사기-1
서른이 되자 꿈틀거리는 무언가에 의해 해외로 나가고 싶어 졌다.
이런저런 이유들을 만들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지겨움을 핑계 삼아 나라를 정하고 도시를 정하고, 결정한 지 몇 달 만에 편도 비행기표를 끊어 베를린으로 떠났다.
나란 사람은 게으르고 별로 진취적인 사람이 아닌데 인생에서 딱 두 번 굉장한 추진력을 보였다.
첫 번째는 편입을 한 것이고, 두 번째는 독일에 간 것이다. 그 외에 취업이든 연애든 수동적이었고 흘러가는 대로였다. 왜 그렇게 단호하게 그 먼 도시로 가겠다는 일을 진행시켰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다녀오고 나서 10년이 흘렀다. 서점에 수두룩한 여행기들을 보며 '너도 기록을 남겨야 한다.'라는 강박이 생겼는지 이 생각은 도대체 없어지질 않았다.
여행의 기억들은 매우 사소한 것들을 제외하고는 매우 강력하게 남아있다. 평소 나의 미미한 기억력들에 비하면 놀라운 현상이다.
10년이 지났으니 왜곡될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묵은지같이 깊은 맛을 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