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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천 Jan 09. 2025

일잘러 비법⑩… 줄 때까지 괴롭혀라

니들이 일잘러를 알아(11)


영업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영업을 잘하고 싶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죽도록 먹이거나, 미안하게 만들거나.


일단 먹은 사람은 딴 소리를 못한다. 밥이든 술이든 선물이든 뭐든지 먹으면 채무 의식이 생긴다. 그리고 그런 거래가 한 번 두 번 계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갑을 위치가 바뀐다. 


먹는 것이란 무서운 것이다. 무게 추와 같다. 받아먹는 사람은 무게가 늘어나며 위치가 밑으로 처진다. 먹이는 사람은 무게가 줄어 점점 위로 올라간다. 그러다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는 순간이 온다. 갑이 그걸 알아차리고 그만두면 좋지만 열중 아홉은 그러지 못하다. 관계가 뒤바뀌는 줄 모르고 계속 먹게 된다. 그렇게 갑이 경계를 풀고 계속 먹게 만드는 게 기술. 그게 영악한 을의 영업 비법이다. 


상대가 먹는 것을 거부할 경우도 있다. 그때는 계속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 계속 전화하거나 찾아가서 부딪히는 것이다.  접촉한다는 것은 무섭다. 접촉 역시 무게 추와 같다. 상대를 먼저 찾아가면 상대는 뭔가 빚진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계속 찾아가서 만나면 어느새 부채가 쌓여 갑을 관계가 바뀐다. 그걸 아는 갑은 을의 방문을 피한다. 을은 갑이 모르게 그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게 영업의 핵심이다. 상대가 미안해서 더 이상 거절을 못하게 만드는 기술.


영업의 비법은 대단하지 않다. 적어도 필자의 경험상 그렇다. 설마 하는 생각이 드는가. 한번 해보시라.


그리고 먹여도, 그렇게 찾아가도 안 넘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필자에게 연락 주길 바란다. 그런 사람은 연구할 만한 사람이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일 지도 모른다. 사람은 빚을 지고는 못살도록 수십 만년 동안 DNA가 진화해 왔다.



#일잘러 #비법 #영업 #채무 #무게 추 #빚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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