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빰을 맞았고 충성하게 되었다

슬직생 꿀팁 71... 후배 편(21)

by 이리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무슨 일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부장에게 회사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심하게 혼나고 있었습니다. 제 잘못이 분명했기에, 고양이 앞 쥐처럼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죠. 마침 그 부장은 '사이코'라고 불리던 분노조절장애 상사였습니다. 잡아먹을 듯 길길이 뛰었고, 필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노란 위액이 위로 역류할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는 건, 그때 홀연히 나타난 한 선배 때문입니다. 필자가 거의 초주검이 되도록 혼나고 있을 때 허겁지겁 달려온 그 선배는, 다짜고짜 다가와 제 뺨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자식이! 내가 그렇게 가르쳤냐!" 그렇게 버럭 소리를 치면서 부장보다 더 길길이 뛰더군요. 그리고는 제 멱살을 잡고 사무실을 빠져나갔습니다.


그 상황이 그려지시나요? 신입 직원을 붙잡고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고 있던 부장 앞에 갑자기 나타난 수석 차장. 평소에는 말없이 얌전했던 사람이 갑자기 뺨을 때리고 폭발합니다. 부장은 어안이 벙벙해 아무 소리 못 하고 있는 사이, 폭발한 '또라이' 차장이 다 요리해 놓은 먹잇감을 채서 나갑니다.


그렇습니다. 그 선배는 필자를 지옥에서 구해 준 겁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선배의 재치이고 배려였습니다. 선배는 필자를 데리고 나간 뒤 "고생했다, 밖에 나가서 좀 쉬다 오라"는 말만 남기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셨습니다.


필자가 그 후 선배에게 어떻게 했을지는 충분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실력과 인품이 훌륭하신 분이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하시다가, 지금은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그리고 누구나 가고 싶어 안달하는, 그런 대기업으로 스카우트되어 갔고 고위직으로 근무하고 계십니다. 비록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후배들이 이런저런 일로 거래처나 상사로부터 혼나거나 질책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지, 당할 만하네,라고 생각하며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하시나요? 아니면 중간에 나서서 대신 싸워 주시나요? 대신 총알받이가 되어 주시나요?


잘 키운 후배 하나 열 선배 안 부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후배들을 어떻게 잘 키우느냐는 문제는 조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후배들은 언젠가 당신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무리 선배가 당신을 예쁘게 봐도, 조직 내 여론을 이끄는 것은 결국 후배들입니다.


후배들이 당신을 잊지 않도록, 그리고 진심으로 따를 수 있도록 많은 긍정적인 에피소드를 만들어 주십시오. 당신의 작은 행동 하나가 후배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전설이 될 겁니다. 그리고 그 후배가 당신의 든든한 아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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