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끔찍한 소식입니다. 어제(2021년 12월 31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 간에 손도끼 위협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은 20대가 위층으로 올라가 손도끼로 문을 내리 찍으며 위층 이웃을 위협했다는군요.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범행자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러나 또 한 번 큰 참극이 벌어질 뻔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계속돼야 할까요. 정말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합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주목되는 게 '흉기'입니다. 20대 가해자는 90cm에 달하는 손도끼를 가지고 위층 이웃집 문을 내리찍었다고 합니다. 전부터 집에 두고 있던 물건이었는지, 아니면 보복을 위해 최근 구입한 것인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 층간소음 분쟁과 사건·사고에 등장하는 흉기의 면면이 심상찮은 것은 분명합니다.
최근 등장하는 흉기를 보면 식칼과 망치 손도끼는 기본이고 삼단봉에 장검, 화염 발사기까지 있습니다. 마치 전쟁터에서나 볼만한 무기와 흉기들입니다. 여차하면 휘발유를 뿌리거나 가스밸브를 열고 불을 지르기도 합니다. 층간소음 분쟁이 날로 더 빈번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결코 수수방관할 일이 아닙니다.
올해 이런 일이 특히 많습니다. 지난달 부천에서는 30대가 망치로 층간소음에 항의한 노부부를 죽이거나 크게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고, 제주에서는 30대가 식칼로 초등생을 위협한 일도 있었습니다.
앞서 9월에는 여수에서 30대가 40대 부부를 식칼로 찔러 죽였는가 하면 층간소음 때문에 삼단봉과 방망이로 위층 문을 두드리고 집주인을 폭행한 40대가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에도 손도끼를 들고 아래층 주민과 다툼을 벌인 위층 주민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자기는 아무런 소음도 일으키지 않았는데 아래층 주민이 항의하러 올라오자 손도끼를 들고나갔다고 하는군요.
이밖에도 매년 층간소음과 관련해 끔찍한 살인사건이 매년 1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경북 안동에서 60대 남성이 층간소음 때문에 못살겠다며 가스밸브를 열고 가스라이터를 댕겨 아파트에 큰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줬던 게 2013년 사건 아닐까 합니다. 그해 5월 인천시 부평구에서는 70대 집주인이 도끼를 휘둘러 아래층 세입자 부부를 다치게 했습니다. 그는 아래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세입자의 딸과 그 남자 친구가 질식사했습니다. 발단은 아래층에서 샌드백을 두드리는 소리였다는 군요. 70대 노인은 20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해 2월에는 화염 발사기와 장검, 손도끼가 모두 등장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설 연휴 때 위층에서 소음이 발생하자 못 참고 쫓아올라가 '사제 화염 발사기'로 불을 지르고, 밖으로 빠져나오려던 가족들을 장검으로 위협해 막은 40대가 체포된 일입니다. 그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도 폭행했다고 하는군요. 경찰은 범행 때 사용된 손도끼와 장검, 화염 발사기를 모두 압수했습니다. 사람이 죽지 않았지만 정말 아찔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징역 7년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