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영역에도 '근육'이 필요해
관계라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
세월이 지나면, 어른이 되면 자연스러워지고 간단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어렵다.
아마 40이 되고 50이 되고 60이 되고 80, 90세가 되어서도 관계라는 것은 쉽지 않아지지 않을까?
소 우주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각각 담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것이니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김형석 교수님의 특강을 듣고 질문할 일이 있을 때 물어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때 기회가 되었다면 한 번 여쭤볼걸.
"교수님도 새로운 관계를 맺으시는 것이 어려우신가요?"라고 말이다.
보통 성인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관계의 절대적 정량적인 수치는 늘어나지만,
정성적인 부분은 점차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러고는 새로 맺어지는 관계보단 정리되는 관계가 더 많아지게 되었던 것 같다.
성인이 되고 세월이 지나면서
서로 각자의 가치관이 생기고
서로 삶이 바쁘고
서로 사는 세계가 달라지면서
누구는 이러저러해서 소원해지고 누구는 저런 저런 세계로 가버려서 정리되고
누구는 이런저런 서운한 마음에, 혹은 내가 미안한 마음에 등등.
새로 생기는 관계보단 종료되는 관계가 비교적 더 많아진 거 같다.
마치 어렸을 때는 새롭게 태어나는 세포들, 성장하는 세포들이
죽거나 끊어지는 세포들보다 비교우위에 있거나 절대다수였다면
성인이 되고 20대 중반, 꽃다운 나이에 지나가면 그 시점을 기반해서
성장하는 세포가 새로 태어난 세포들보다 쇠퇴해 가고 죽어
점차 활동하고 연결된, 살아있는 세포의 수가 조금씩 조금씩 그 포션을 줄여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것을 노화라고 우리는 부르지.
점점 나이가 성숙해지면서 (나이가 들었다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 아니 점점 익어가면서
노화, 늙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관심이 가게 된다.
노화 방지, 즉 늙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것은
죽거나 커넥션이 종료되는 세포들의 수를 늦추는, 그들의 생명을 늦추는 행동이겠지?
그리고 노화를 방지하는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것이, 그리고 뻔한 것이
운동, 주기적인 운동이다. 즉 꾸준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란 것도 그런 것 같다.
내게 있어 추억의 한 페이지처럼 종료되고 소행성이 늙어 소멸되어가는 것과 같은,
점차 줄어드는 관계를 가만 내버려 두면 이 관계들은 자연 감소하겠지만
운동 혹은 노력을 한다면 이 관계란 것이 조금 더 연장되거나 즉, 관계에 생명이 조금 더 연장되거나
더 나아가서는 성숙한 관계가 되는 = 근육이 붙은 끈끈한 관계가 돼서 서로 의지하고
무거운 것을 지탱해 주는, 서로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