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꿈 감상기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by 트윈블루

문어의 꿈이란 노래가 있다는 걸 들었을 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 거위의 꿈이나 민물장어의 꿈같은 느낌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요새 어린이들에게 요새 인기 있는 꿈 노래라고 해서 관심이 갔고,

그래서 찾아보고 듣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mMGu-Spm8



안예은 님의 곡이고, 찾아보니 꽤나 독특하고 스펙트럼이 넓은 가수란 것도 알게 되었다.


목소리가 무척이나 특이한 친구고, 장르도 한 가지로 정할 수 없는,

정말 아티스트스러운 친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사에는 실제 문어가 꿈을 꾸면서 상상하는 모습이 총 8개가 나오고,


그중에 밤하늘을 찬란하게,

오색찬란한 모습으로 날고 싶다고 외치는 가사만 유일하게 2번 반복되어 나오는데,

실제로 문어는 8개의 팔 중 2개를 다리처럼 걸어 다니기도 하는 영상을

미루어 상상력을 펼쳐보면,

이 말이 우리 문어들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처음엔 통통 튀는 음악과 단조로운 멜로디가

밝은 느낌이라고 생각했으나, 마지막에 스륵,

청량한 바다에 먹물을 뿜듯이 흘려내는 후렴엔,

약간의 진심이 묻어 나오는데,

깊은 바닷속은 너무 춥고, 어둡고, 차갑고, 외롭고,

무섭기까지 하다고 말하고, 이 부분이 내겐 무척 슬프게 들렸던 것 같다.


야아 아아아아~라고

두려움에 할 수 있는 건

소리 지르는 것뿐이라 힘껏 소리 지르는 느낌?


실제 문어가 살아가야 하는 현실 공간이자

가장 아늑하고 편하게 느껴야 할 깊은 바다가

이 친구에겐 무척이나 힘든 공간이라는 게 느껴졌고,


이 친구의 해결방안은

잠을 자고, 매일 꿈을 꾸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으니, 이곳은 참 우울하다고, 툭, 마음을 털어놓는 게

참 밝고 경쾌한 동화틱 한 반주 속에 슬쩍 녹여놓은 가볍지만은 않은 감성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사실 이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가끔은, 혹은 그때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거나,

지금도 혼자 앉아 고요한 침묵과 고요 속

8개는 아니지만 10개의 손가락으로 투닥투닥거리고 있는

성인 문어 인간의 "어떤 부분"을 툭툭 건드리는 것 같아서 그냥 넘길 수 없는 느낌이다.


유튜브 댓글에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들도 꽤 좋아서 댓글들을 남기는데,

나도 그렇지만 이 곡을 들으며

상황에 맞게 색깔과 질감을 바꾸는 문어처럼,


여러 가지 색깔과 질감의 가면을 갖고 맞춰서 역할을 쳐내고 있다가

가끔씩 지쳐서 세상 참 녹록지 않는구나,라고

한숨짓거나 상념에 빠져있던 내 모습이

문어스럽다, 는 공감을 만들어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곡으로 유플러스 CM으로도 사용해서 꽤 대박이 났다고 하는데,

난 이 곡을 먼저 듣고 이후에 CM을 들었다.

이 곡 가사에는 "무너지지 않는 무너"로 마냥 밝은 느낌만 내서 개인적으로는

이 CM 버전이 더 좋긴 하다만 서도.


아이들에게는 마냥 밝은 문어 이야기처럼 들려서 좋아하지만,


어른들도 노래를 부르기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 차가운 현실에 치이고 생채기가 나서

먹물처럼 속에 꿍, 하고 응어리를 담아두었다가

몰래 그 설움을 이야아아아아 소리치면서

스륵하고 흘려버리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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