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기계 하나 바꾸기 위해 공부해야 했던 수많은 것들
아내 휴대폰을 바꿔 줄 때가 되었는 모양이다.
최근에 휴대폰을 바꾸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오랜만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가 어떻게 요즘 휴대폰을 구매하는지 보고 있다.
예전엔 테크노마트에 가서 발품을 팔았었고, 커뮤니티를 보기 전까지는
그게 불편하고 불투명한 가격대이지만, 그래도 동네에서 비싸게 주고 사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다.
테크노마트 던전에 들어가면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절대 가격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들만의 공통 언어는 바로 계산기인데,
먼저 가기 전에 덮어놓고 그냥 가면 안되고, 시세를 잘 알고 가야 한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암호를 해독하고, 이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근의 흐름은 어떠했는지 과거의 사례와 단가표를 어느 정도 숙지하고 가야 제대로 된 흥정을 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던전에 입장하게 되면 수많은 휴대폰 판매 업체들이 수두룩하게 있는데,
어디까지 보고 오셨냐고 물어보거나 기종을 조심스레 이야기하면
아예 계산기부터 보여주거나, 계산기에 보고 온 금액 찍어달라고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찍어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안된다고 하는 곳이 태반,
계산기를 다시 찍어주며 여기까지는 가능하다고 흥정을 하는 상인 등 태반이고, 그렇게 십여 군데를 돌고 나면, 여기서의 평균 시세를 알 수 있게 된다.
그중에서도 낮게 제시한 곳을 들러서 완납을 하고 마무리 개통을 하는,
뭐 그런 절차라고 보면 되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갔을 때도, 내가 계약서를 썼을 때와 개통을 할 때 가격차가 5만 원이 떨어져서 항의 아닌 항의를 했지만,
그 사이에 정책(?)이 바뀌어서 어쩔 수 없다는 뭐 의미 없는 답변만 듣고,
그래도 저렴하게 잘 탄 거다..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던전을 퇴장했던 기억이 있다.
뭐 , 그런데 최근에 커뮤니티를 보자니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자급제 위주로 이야기의 주제가 나오는 것 같고
자급제 + 알뜰폰 요금제 조합으로 많이 분위기가 옮겨간 것 같은 느낌이다.
기존의 선택 약정은 휴대폰 기기 값에 대한 지원 대신 휴대폰 휴대폰 요금을 할인받는 제도를 말하는데,
휴대폰을 새로 바꿀 때가 되면 2년 간 약정을 하는 조건으로 공시 지원금 즉 휴대폰 구매를 지원해주는 지원금을 받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실제로는 요금 할인을 받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아무튼, 이런 복잡한 것들을 꼼꼼히 비교해 보고
내가 생각하는 요금제와 내가 주로 쓰는 요금제,
그리고 내가 사고 싶은 기계 공시 지원금까지 꼼꼼히 계산해 보고
어떤 게 더 이익이 되는 것이며 어떤 선택을 해서 사야 하는지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성지라고 해서 발품 팔아서 싸게 살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내가 능력이 제로가 된 건지 아니면 그런 곳이 좀 더 음지로 들어가 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눈에는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지금 내가 2년째 쓰고 있는 핸드폰도 테크노마트에서 개통한 것이 아니라
중고나라에서 정상 해지된 휴대폰을 A급으로 구매해서
선택 약정으로 저렴하게 휴대폰 요금을 내고 있는 중이다.
나는 뭐 중고에 대한 편견이나 그런 것들이 없어서 꽤 저렴하게 유지를 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지.
아무튼, 한번 이렇게 휴대폰 유지비를 줄이고 나면 다시 늘리기가 참 쉽지가 않아진다.
즉 공시 지원금을 을, 단말기 금액을 지원받아서 사는 게 쉽지 않아 지는 것이다.
매달 나가는 금액 단위가 커지게 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되는 것 같고,
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런저런 짱구를 굴리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휴대폰도 상향평준화가 되는 바람에 예전에는 2년마다 꼬박꼬박 바꿔왔었는데 요즘에는 3년은 기본으로 쓰는 거 같다.
선택 약정을 연장까지 해서 쓰면서 말이다.
아무튼 아내가 휴대폰 바꾼지도 4년 차가 되어 버려서 예쁜 사진을 좀 찍어 주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 오랜만에 검색하다 보니 공부할 것이 정말 많다.
같은 기종인데 급은 기본형/ 플러스/울트라 등등 뭐 그렇게 많이 나눠 놓고
플래그십 중에서도 종류가 너무 많아서 스펙 비교만 해도 골치 아픈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자급제처럼 통신사와 제조사가 이원화가 점점 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그래도 방향성 자체는 투명하고 심플하게 가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휴대폰 단말기는 알아서 원하는 기종을 사고
그리고 요금은 내가 원하는 곳에서 가입해서 쓰고 말이다.
예전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소위 말해 눈탱이를 맞고
100만 원 단위로 돈은 돈대로 내고 약정은 약정대로 부가 서비스까지 덕지덕지 붙여서 가입했던 예전 일을 떠올려 보면,
그리고 그 이후 몇 달 지나서 소위 대란이 터져서 그 휴대폰을 19만 원인가에 구했다는 뉴스에 꽤 자괴감이 들어 기억을 떠올려보면 지금도 분노가 부들부들.
뭐 내가 공부해서 이제는 눈탱이는 맞지 않게 될 실력은 갖추게 되었지만,
내가 고생해가며 싸게 사는 방법을 습득한 이 기술(?)이 사장되는 것 같은 시대에 흐름이
사뭇 아쉽지만,
역시 시장의 방향은 올바르게 가고 있는 게 맞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사기는 쉽지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