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곡(교수님 죄송합니다..) 감상기

과제곡 까지는 아니지만 모두 비슷한 과거의 과오를 갖고 있지 않나요

by 트윈블루

이무진 학생의 과제곡(교수님 죄송합니다..)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https://youtu.be/-7 NQDe8 qVrQ


서울 예대생들의 끼와 젊음이 느껴지는,


나 같은 문과생 출신으로서는 꿈도 못 꿀 조금의 반항이 담긴,

예대생들만의 예술적 허용이 가능한 과제곡이었다고 생각했기에 또한 무척 참신했다.


너무나 신선하다.

예전에 장기하와 얼굴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EBS 공감 무대를 본 적이 있는데,

무표정한 시스터즈와 생활밀착형 가사를 듣고 센세이션을 느꼈던 그때 그 기분이다.



과제곡 발표 제목을 보고서는

모 동기가 팽글팽글 놀다가 정작 중간고사가 되어서

A3가 되는 답안지에 "교수님 죄송합니다"라고 달랑 쓰고는 1등으로 나가서

CC였던 여자 친구와 그 길로 여행을 떠났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도 생각이 나고,


퍼포먼스를 보고서는,

학부 때 대표로 문과대 대표 공연에도 잠시 찬조했던 기억도 잠깐 떠오른다.



엣띤 얼굴과 재기 발랄한 퍼포먼스들을 보고 있자니 나의 대학생활도 기억난다.


교수님들은 어디나 다 그렇듯이,

어떻게 당신의 수업만 듣는 줄 아시는지 어쩜 그렇게 과제들을 많이 내주시던지


아직도 한 교수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리포트 제출 기한을 좀 더 연장해 알라던 학생들의 성화에

교수님이 제출기한을 연기해 주시며 하시던 말씀인데


연기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저 여러분의 고통의 시간만 길어질 뿐입니다

하는 말씀이 어찌나 처음엔 웃기던지.


하지만 실제로 그러했고

과제에 투입한 나의 시간은 제출 기한 연장과 조금도 관련이 없었다.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그대로처럼 말이다.


그때 그 교수님은 색깔별로 버버리 코트를 입고 다니셨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기억에 난다.

키가 작으셔서, 아니 매번 손에 버버리 코트를 들고 다니셔서

코트의 버클과 끈이 계단에 질질 끌리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계단을 올라오셔서 수업을 하시던 모습.


본인께서 외국에서 수학을 오래 하셨던 터라 한국말이 서투시다고 양해를 구하시며,

외국에서 한국말을 불량으로 잘못 배우셔서

가끔가다 대학 수업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던 한국형 슬랭이 가끔 나올 때도 있어서

무척이나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수업이 교양이라는 것 외엔,

무슨 수업이었는지는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리포트를 아주아주 디테일한 형식에 담아오기를 요구하셨었던 기억은 난다.

자간과 글씨체, 글자 수뿐 아니라 문단 끊어 쓰기와 첫 번째 문장은 들여 쓰기 등등.

출석은 부르지 않으셨고

자유롭게 시험을 봐도 좋다는 말씀에

그 교양 강의 시간만큼은 실로 대학생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고

시험 성적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했었지.


지금은 비대면 세상이 되어버린 터라,

최근에 대학생이 된 친구들에게는 참 안타깝게 생각하는 바이다.


수업을 들을 때의 그 자유로운 분위기와

그 온도, 강의실로 비추어 들어오는 햇살.

그리고 봄날의 축제와 벚꽃이 피는 아름다운 시간에 보던 중간고사 등등.


아마 여러분들에게도 이런 비슷한 빛깔의 추억 조각들이

가슴에 남아있다면 잠깐은 상상의 과거 여행을 잠깐 떠나보시면 어떨는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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