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지구별 여행자

나는 그렇게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는다

by 트윈블루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보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여행이 즐거운 것은,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이다.
김영하, 여행의 이유 中


여행의 고달프고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기도 하고 변수도 많지만 마음속에 모든 것을 그 나름의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바로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 말에 동의한다.


사실 우리는 어쩌면 지금도 여행을 하고 있는 중 있는지도 모른다.


류시화 작가의 책 제목처럼 "지구별 여행자" 말이다.


실제로 매일 일상을 살아 내고 있지만 정말 우리의 일상이 매일 똑같지는 않으며,

우리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평범"해 보이는" 나날들은 켜켜이 쌓여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푹 익어 버리게 된다.


그것이 이미 추억이 되었음을 알 수 있는 순간은, 더 이상 과거에 했던 일들이 일상이 아니게 되어버린 순간이다. 음, 마치 우리가 매일 아침에 일어나 책가방을 챙기고 교복을 입고 학교에 뛰어가던 그 순간이 그때는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일상이 되어버리지 않았고, 될 수도 없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추억이라는 페이지로만 남아버린 것처럼 말이다.


이는 머릿속에 마치 하드디스크의 오래된 영역처럼, 혹은 스마트폰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처럼 초 절전 상태에 놓여 있는 뭐 그런 메모리와 같은 형질의 것으로 어느 순간 슬쩍 변해 버렸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과도 같다.


다시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발견에서의 한 가지 내용을 되짚어 보자면,

여행은 일상이 부재한 것.
김영하, 여행의 이유 中

이기 때문에 새롭고 즐거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으로부터 1 cm 혹은 1mm씩 혹은 1m씩 과거의 일상과 아니, 당장 어제의 일상과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1그램 정도는 다를 것이고 내 주변에 가족들, 아이들, 친구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제와 오늘이 1 그램 이상씩은 달라져 있을 테니 말이다.


지구별이 매일 뱅글뱅글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아도

조금씩,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계절이 바뀌듯이,


일상이라고 속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지구별이 365일을 여행하듯,

우리도 매일을 여행자로서 각 하루, 하루를 다르게 지구별에서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여행을 마감하려면 지금 이 시점에 어떻게 마무리해야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마치 사진을 찍듯 이런 식으로 글로 써서 트레이스를, 과거로 언제든 복귀할 수 있는 쇼트컷, 최단 거리 경로를 설정해 두는 것 정도는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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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 혹은 이 사진을 보고,

그때는 이것이 일상이었구나, 아니 그때는 이것이 그날의 여행이었지라고,

비교적 쉽게 되짚어 볼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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