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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블루 Dec 11. 2021

2001년의 겨울 노래, 그리고 기억

개인적인 기억일지도,  혹은 여러분과 공감할 수 있는 기억일지도.

모두들 각자 노래에 담긴 추억이 하나씩은 있지 않던가?


슈가맨에 오랜만에 나와 노래를 부르는 리치의 "사랑해 이 말밖엔"이라는 노래를 듣다 보니 갑작스레 추억에 젖어서  그때 상상을 해본다.


난 원래 음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최신 디바이스를 꼭 갖고 싶어 하는 소년 중에 하나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에 학교에서는 CD플레이어의 전통 강자 세계가 점차 해체되어 가고,

MD라는  조그만 테이프에 녹음해서 들고 다니던 녀석과 MP3 플레이어가 양분해서 점차 세력을 구축하고 있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계 최초로 MP3가 발명되고 출시된 인터넷 강국 한국의 고교생답게,

어머니를 졸라서   MP3 플레이어를 생일선물로 샀었다.

그때 당시 라디오도 들을 수 있었고, 음성까지 MP3로 담을 수 있어서 영어 듣기 평가에 쓸 예정이라고 설득을 무지 많이 했었고, 승낙받았을 때, 인터넷 옥션으로 들어가 최저가를 찾고 다음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검색을 해서 그 당시 꽤 괜찮았던 MP3 플레이어를 골랐다.


새한미디어의 MP 맨이라는 녀석이었는데, AA 건전지가 2개 들어가는 녀석이었고,

은색의 영롱한 메탈 디자인에, 카세트테이프만 한 사이즈로 콤팩트하고 멋진 디지털 기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걸 듣기 위해 충전기와 충전지도 옥션에서 그 당시 ' 낙찰' 받아 샀었지.

그때 당시 32MB의 준수한? 용량이었고,  8곡 정도? 넣을 수 있는 멋진 녀석이었다.


학교에서 야간 자습을 할 때 음악을 들으며 자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즐거웠고, 

그때 당시 유행했던 소리바다 사이트나, 와레즈 등에서 MP3 모음집을 다운로드해서 들어보고 취향에 맞는 곡을 하나씩 채워가고, 곡 선정을 하는 맛은 무척이나 즐겁고 신중했던 작업 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8곡으로는 부족했던 나는 용산 전자상가를 친구와 찾아갔고, 32MB SD카드였던가.. ㅡ SMC 카드였나 등을 사서 확장하곤 16곡의 신세계를 맛보며 무척 행복했던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교복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MP3와 함께 이어폰을 어깨에 걸친 모습이 그때는 무척 힙한 느낌이었다.


그때 당시 신인가수 싸이의 '새'라는 노래가 무척이나 센세이션 해서 MP3에 넣어놓고 엽기적인 노래라고 부르며 돌려 들었던 기억도 난다. 

기억을 되돌이켜보니 내 추억의 노래는 대학교 때부터가 아니라, 고등학교 시절부터였다는 생각에 

즐거웠던 기억을 조금 회상해보며 추억에 잠긴다.


친구들과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교실 뒤편에 만나서 5tion의 "More than words"  

노래를 부르며 즉흥에서 화음을 넣으며 화음 파트, 랩 파트를 나누어 부르기도 하고 노래방에 가서 날것의 감정을 넣어서 부르며 포효했던 그때의 기억이 나서 빙글빙글 웃음이 지금도 난다. 


영원이라도 그대와 함께 있고픈 날~


아마 방학이 되기 전 자습실에 다니기 시작하고, 

수능에 대한 부담감을 점차 느끼기 시작했던 겨울이었으니,


그때 당시 내 MP3 리스트에 있었던 노래들을 뮤직뱅크 순위표와 짜 맞춰서 적어보기로 한다.



브라운아이즈- 벌써 일 년

리치- 사랑해 이 말 밖엔

5tion- More than words

보보 - 늦은 후회

쿨 - 아로하

윤미래 - 시간이 흐른 후

조장혁- LOVE

윤도현밴드- 박하사탕

윤도현밴드 - 너를 보내고

유승준 - 성원


..ㅋㅋㅋ 명곡 많네.



지금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때의  유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학생 시절 즐겁게 떠들었던 

그때의 그때로 잠깐이나마 돌아간 것만 같아 무척이나 즐거워지는데,  다들 어떠신지..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eSEud_2rqVk

https://www.youtube.com/watch?v=Sil-Zx3Kt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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