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대안, 그리고 우리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원숭이 꽃신 동화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평화롭고 조용한 원숭이 마을에 한 원숭이가 살고 있었다.
그 원숭이는 아무런 불편함 없이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오소리가 원숭이 마을에 찾아온다.
그리곤 그 오소리가 공짜로 예쁜 꽃신 하나를 선물로 준다.
지금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데 원숭이는 오소리의 성의를 생각해서 꽃신을 신고 초기의 적응 및 불편을 견디며 걸어보았고, 현재 보다 의외로 삶이 편해지는 유용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신발이 해어져서 떨어질 때쯤, 오소리는 꽃신을 또 갖다 주었다.
꽃신을 신다 보니 점점 발이 편해졌고 발바닥은 말랑말랑해졌고
원숭이는 더 이상 꽃신이 없는 세상으로 - 돌아갈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 이후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결말답게 꽃신은 더 이상 공짜가 아니게 되어 버렸고
원숭이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꽃신에 가격을 주고 사 오게 되는 신세로 바뀌게 된다.
오소리 말대로, 오소리가 원하는 대로 값을 쳐 줄 수밖에 없게 되었고
결국 오소리의 종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
구글 포토는 몇 년 전부터 무료로 사진을 무제한으로 저장해 주는 맛에 외장하드 대신 잘 쓰고 있었고 6월 초에 용량이 유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이제 80%가 찼다고 알람을 준다.
아무리 짱구를 굴려보고 유튜브를 검색해 봐도 뾰족한 대안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놈의 구글 포토가 너무나도 사진 관리를 잘해 주었기 때문이다.
때 되면 추억의 사진 알림을 주고 자동으로 영화를 만들어 주고
자동으로 사진을 편집해 주고 앨범을 만들어주고 연대기별 슬라이더도 만들어주며,
텍스트를 인식하고 인물을 구별해서 분류해 줄 뿐 아니라 히스토리에 맞게
내가 원하는 것들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들을 카테고리별로 너무도 편하게,
게다가 직관적으로 모아놓아 버렸기 때문에 이 적응한 체제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더 이상 단순히 외장 하드에 사진을 단순히 저장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게 되어 버린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PxYzqD_hd2w
유튜브에서 알려 주는 해결책은 몇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로는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6월 1일부터 저장되는 사진이 카운팅 되고 구글의 사진 압축 기술이 좋아서
15기가라는 지금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는 용량이라 할지라도
사진은 보통 3만 장에서 45,000장까지도 저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생각처럼 빠르게 용량이 차는 일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뭐 구글 드라이브 그리고 G메일까지 쓰고 있는 나로서는 이미 용량이 80% 이상 차지해서 알람이 오는 바람에 지금 현재는 그게 무용지물이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그냥 구글엔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100기가 구매 월 2400원 / 1년에 2만 4천 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앞으로 매년 고정비로 지출 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솔루션은 다른 대체 저장 공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건 구글만큼 정확하지 못하고 AI 기술을 적용해서 내가 검색하고 싶을 때
내가 찾고 싶은 키워드 등을 알려 주지 못하고 예전 하드디스크의 저장 하드 순서대로 이름별로 밖에 저장이 안 되기에 이 옵션은 아예 패스하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바로 개인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시놀로지 나스 구축 말이다.
마지막 옵션도 생각은 하고 있지만 초기 구축 비용이 꽤 센 편이고
3년 이상 유지해야 구글 스토리지 서비스를 상회할 만한 손익분기 도달하기에
이 부분은 꽤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시놀로지 나스에도 AI 사진 기술이 들어가 있어 스마트하게 원하는 카테고리에 맞춰서
인물 카테고라이징 그리고 원하는 키워드 검색 등이 가능했었는데 구글처럼 텍스트 검색까지는 되지 않는 부분이 아쉬운 부분은 있다.
결국엔 첫 번째 옵션인 일단 15기가 용량이 남았으니
무기력하게 그 용량을 잘 아껴 쓸 생각을 할 요량밖에 떠오르지 않았고
그 이후에는 아마 스토리지를 구매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공짜 점심은 없다더니, 여태까지 공짜로 써 왔던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뭔가 아쉽기도 하고 괘심하기도 하고
어느새 이 편리함에 말랑말랑해져 버린 내가 분하기도 하고
그리곤 체념하듯 알파벳 주식을 사기로(?) 마음에 결심을 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