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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분 쌍둥이 Sep 04. 2024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며  처음을 선물 받는다


처음은 때로는 설렘으로 때로는 두려움으로 우리 인생에 문을 두드리며 찾아온다.


처음 해보는 일. 처음 가본 곳. 처음 만난 사람.

그 ‘처음’이라는 두 글자가 모든 단어 앞에 붙는 순간 익숙하고 좋아했던 것들도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기분 탓일까.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시작이 겁이 날 뿐 한 번이라도 경험하고 나면 우리는 금방 익숙해하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처음'이라는 미지의 것에서 오는 궁금증은 매번 끝없이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우리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떠돌아다닌다. ‘처음’이라는 그 선물을 열어보기 전까진 절대로 답을 알 수 없다는 걸 우리는 분명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끝없는 궁금증을 가지고 복잡한 마음과 생각에 매달려 있던 것들은 꼭 처음이라는 순간을 거쳐야 그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물음표를 떼어 주는 것 같다.


혹시 여러분들에게는 ‘처음’이란 선물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여러분의 마음에 설렘으로 도착하는지 아니면 두려움으로 도착하는지 말이다.

왜냐하면 우리 쌍둥이는 이 ‘처음’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아등바등거렸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쌍둥이로 태어나서 눈을 떠보니 벌써 눈앞에 둘 도 없는 친구가 생겨 있었다.

심심하면 둘이서 놀면 그만이었고 각자가 어렵고 불편해하는 일은 서로가 대신해 주었다.

덕분에 남들은 혼자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을 우리는 반씩 나누며 그 부담을 덜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반대로 서로 너무 의지를 많이 하다 보니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일에 대해 혼자서 한다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우리 쌍둥이가 처음으로 떨어지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 처음을 맞이하기도 전에 잔뜩 겁을 먹었다.

괜히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상상과 부정적인 상상들에 지쳐 잠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날을 마주했다.


초등학교 입학식 날.

어쩌면 그날이 우리가 처음으로 혼자 세상 앞에 걸음마를 뗀 날이었던 것 같다.

익숙한 사람들 익숙한 공부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미지의 것들로 가득한 학교라는 사회로 혼자 첫걸음을 내딛는 게 왜 그렇게 겁이 나고 어렵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별것도 아닌 일에도 괜히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하루였다.

어차피 다른 반이니 별로 상관이 없는데도 우리는 서로의 교실의 거리가 너무 멀다고 투덜거렸다.

사실 그 불만은 멀게만 느껴지는 교실의 거리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우리가 한 공간에 있지 않는다는 것에서 온 두려움 때문이었는데 말이다.

낯선 교실. 낯선 친구들. 의지할 쌍둥이도 없이 혼자서 교실 책상에 앉았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학교에서 돌아와 몸살이 났던 건 몸의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책가방 때문이 아니었다는 사실.

혼자서 모든 처음을 해내야 한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과 책임감 때문이었다는 걸 우리는 기억한다.


첫 학교.

첫 시험.

첫 면접.

첫 해외생활.


그렇게 성인이 된 지금도 ‘처음’이 있었던 날들은 하루도 잊히지 않고 우리의 마음에 생생히 남아있다.

그 장소. 그 시간. 그 공기까지. 긴장한 탓에 후들거렸던 다리의 떨림과 남들한테 혹여 들릴까 싶을 만큼 크게 뛰었던 심장의 소리까지 선명하게 말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처음이 있었던 순간들은 우리 인생에 그렇게 큰 임팩트를 남기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다른 날 다른 순간보다 훨씬 더 빨리 훨씬 더 의미 없이 지나갔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도 그 순간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 건 왜일까?


우리는 그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각자의 기억에 마치 시작점이라도 찍어주듯이 너무 짙게 흔적을 남긴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짙은 흔적 때문에 잊어도 될 만큼 무의미했던 감정과 기억들까지 선명하게 떠올라서 괜히 ‘처음’에 대해 덜컥 겁이 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회피하려 하지 않는다.

그냥 똑같은 하루라고 생각하고 ‘처음’을 만난다. 아직도 조금은 긴장되고 고민되고 불편하지만 말이다.

옛날에는 내일 처음 해야 하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생각만 해도 싫어서 도망을 가려했는데 이제는 당연하게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처음을 맞이한다.

어릴 때는 두려웠던 그 순간들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시간임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며 처음을 선물 받는다.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말이다.


처음은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선물처럼 우리 인생의 문 앞을 두드리며 찾아온다는 것.

그 ‘처음’이란 순간은 돈이 많고 적든 머리가 좋든 나쁘든 나이가 많든 어리든 아무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모든 경험의 주인은 나여서 내가 그 문을 열고 나아가야만이 계속 성장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처음을 경험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고 그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발전한다.

세상은 이렇게 공평하게 우리 모두의 인생에 ‘처음’이라는 과정을 선물해 준다.

따라서 혹시 처음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두렵고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그건 우리 모두가 다 겪는 일종의 성장과정일 뿐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엄마 아빠도 처음부터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아오지 않으셨다.

우리라는 선물이 찾아오면서 처음으로 부모가 되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하고 경험한 많은 시간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오늘날 이렇게 훌쩍 큰 우리를 만든 것이다.

수많은 실패와 성공 속에 울고 웃던 초보 엄마아빠는 이렇게 우리에게  커다란 나무 같은 든든한 부모가 되었다.

누구나 처음 앞에 헤매고 실패도 해보면서 초보 딱지를 떼고 능숙해지고 성장해 간다.

그러니 처음 앞에 실수해도 너무 걱정도 너무 속상해하지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세상을 살아가며 처음을 선물 받으니까.

불안한 마음은 더 성장하기 위해 겪는 작은 성장통일 뿐이라는 사실

이 사실이 처음이 당신에게 주는 걱정을 따뜻하게 녹여주었으면 좋겠다.


내일 당신 앞에 처음이 도착하더라도 행복하고 기쁘게 열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세상의 모든 처음 앞에 서 계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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